15년 만에 미사일 등장 … 김정일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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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48기의 미사일을 앞세워 대규모 열병식을 하고 있다. [SBS TV 촬영]

북한은 25일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과 군사퍼레이드를 했다.

열병식에는 48기의 미사일을 비롯한 군 장비를 선보인 것으로 조선중앙TV 중계 화면을 통해 파악됐다. 열병식에 군사 장비가 모습을 드러내기는 1992년 60주년 행사 이후 15년 만이다. 북한의 이런 조치는 핵무기의 운반체인 미사일을 선보임으로써 국제사회에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서 최근 총참모장(우리의 함참의장)에 임명된 김격식 대장은 연설을 통해 "오늘 미 제국주의자들의 변함없는 대(對)조선 압살 책동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에서 전쟁의 위험은 결코 가셔지지 않았다"며 "미제가 공격하면 섬멸하고 조국을 통일하겠다"고 주장했다.

60주년 행사에서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는 연설을 했던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북한 방송은 전했다. 그는 이날 오전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했다. 일부 언론에서 위독설을 제기했던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이 군 핵심 간부들과 함께 열병식장을 지켰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미사일까지 동원한 열병식을 통해 군사 강국을 과시하면서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대포동 미사일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탱크나 장갑차 같은 장비들도 열병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탈북자는 "북한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탱크 등이 지나가면 포장이 완전히 손상된다"며 "이 때문에 기갑부대는 열병식에 참여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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