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예산부족으로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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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교육방송이 예산부족으로 힘겨운 행보를 하고 있다.
교육방송은 당초 올해 예산을 3백10억원으로 잡아놓았으나 공익자금지원·협찬 광고수입 등이 예상했던 만큼 원활하지 않아 80여억원이 부족한 2백30여억원으로 살림을 꾸려나가게 됐다.
이 때문에 교육방송 측은 제작비·방송장비 구입비를 크게 줄이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을 더욱 죄는 통에 후유증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TV의 경우 평일 7시간40분, 라디오는 하루 20시간을 방송하는 체제에서 한때는 운영시간을 크게 줄이는 방안까지 모색했을 정도다.
교육방송 측은 제작비 절감으로 프로그램 확보에 차질이 예상되자 지난해에 방송된 주요 교과 프로그램들을 2학기부터 재활용키로 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교과프로를 포함한 교육방송의 재방 비율은 현재보다 크게 늘어난 30%에 이를 전망이다.
아울러 예산부족 문제와 관련, 교육방송 측의 향후 위상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방송이 교과위주의 교육프로만 방송하기로 돼 있다고 주장해온 교육부·공보처 등 정부의 입장과 교양프로가 전혀 없다면 교육방송은 쓸데없는 전파낭비에 불과할 뿐이라고 보는 시청자들의 틈바구니에서 교육방송 측이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방송의 발전을 위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정부의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교육방송 측은 대입 학력고사가 폐지되고 94학년도부터 새로운 대입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TV고교 가정학습(TV과외)의 내용을 바꿔 현재의 문제풀이 위주에서 학습능력 신장과 사고력 배양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방송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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