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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창작 봇물 외국작품 풍성 전래동화 발굴 어린이 책 다양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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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어린이날을 맞아 신간 아동도서들이 서점가를 푸르게 장식하며 어린이독자를 부르고 있다.
특히 이번 아동 도서시장에는 출판사들이 앞다퉈 국내 창작동화·외국 현대명작동화·전래동화 등은 물론 교양·교육·철학동화류 등을 장기 기획물로 내놓고 있어 아동도서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질 향상도 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책」시리즈 기획으로 지난해 서정주 시인의『서정주 세계 만화집』전5권과 불문학자 김화영씨가 책임 편집한『프랑스동화』전10권을 펴낸 민음사는 최근 영문학자 김우창 씨가 책임편집한 전7권의『영국·미국동화』를 펴냈다.
2년여의 작품선정·번역 작업 끝에 나온『영국·미국동화』시리즈에는 미국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윌리엄 포크너의「마법의 나무와 작은 새」등 현대 영미 대표적 장편동화들을 망라했다.
국민서관은 전래동화·세계동화·생활동화 등 주제별로 나눠 이야기를 모은 유아용그림동화『어린이나라』를 전9권으로 기획, 펴냈다. 국민서관은 또 금년중 중견시인·소설가들의 창작동화『어린이와 함께 보는 창작동화집』전13권을 펴내기로 하고 그 첫번째권으로 시인 곽재구 씨의『아기참새 찌꾸』를 선보였다.
도서출판 신구 미디어는 어린이날 제정 70주년 기념으로 한국의 대표적 동화작가들의 작품집인『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선물』을 펴내기로 하고 그 첫번째로 방정환의『사랑의 선물』을 비롯, 마해송의『떡배 단배』, 강소천의『나는 겁쟁이다』등 세권을 펴냈다.
한편 외국회사와의 계약에 의한 아동도서 출판도 늘고 있다. 세계적인 만화제작사인 미국의 월트디즈니와 저자권 계약을 한 도서출판 파랑새에서는「월트 디즈니 문고」로『디즈니 의 인어공주』를 낸데 이어 2권으로 최근『디즈니의 미녀와 야수』를 펴냈다.
아르헨티나의 아르헨토레스사와 계약한 동학사는 아벨산타크루스의『천사들의 합창』1부 전10권을 완간한데 이어 최근 2부의 첫권『하이메의 선물』을 펴냈다. TV방송을 통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탓도 있지만 여선생의 눈에 비친 멕시코어린이들의 모든 것을 진솔하게 담고 있어『천사들의 합창』은 단일 표제동화로는 11권이라는 가장 긴 길이로 이어지며 30만부 이상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이제 우리의 아동 도서시장도 안데르센으로 대표되는 세계 고전 아동문학 덧씌워 베끼기나 흥미·개그위주의 창작 명랑 동화에서 벗어나 순수 창작동화화·현대화·국제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어린이들이 아직도 명랑·공포·추리동화에 무방비상태로 길들여진 것으로 최근 한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가 서울 12개 국교 4, 5, 6학년 6백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어린이 독서경향 및 독서환경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책이 명랑소설(23.5%)·공포추리소설(22.1%)이라 답해 어린이들이 여전히 흥미위주 독서만하고 있으며, 또 어린이가 직접 사는 경우(42.3%)가 어른이 사주는 경우(20.8%)보다 훨씬 많아 범람하는 아동 도서시장 속에 어린이들이 무방비상태로 놓여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종로서적은 어린이날 및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고 아동도서 선택요령도 밝혔다,
이 요령에 따르면 ▲재미 ▲교훈 ▲우리의 역사·문화적 정서부합 ▲간결한 문장과 단어▲안정된 그림 ▲활자의 크기 등 인쇄상태와 제본상태 등을 선택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물불 안가리고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백지상태인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선 자녀들과 함께 부모들이 책을 읽고 고르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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