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냐 경남이냐|동향의 맞수 얄궂은 결승 "엘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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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은빛 찬란한 대형 대통령배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경부선에 실리게 됐다.
항도 부산의 명문 부산고와 경남고가 제26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 대회 (중앙일보사·대한 야구 협회 공동 주최, 쌍방울 협찬)의 패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1일 동대문야구장에서 벌어진 7일째 준결승에서 부산고와 경남고는 각각 공주고와 신일고를 5-1, 3-2로 누르고 대망의 결승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부산고는 이날 2년생 좌완 주형광이 혼자서 4게임을 완투 (한 게임 1회 등판 포함) 하는 믿기 어려운 투혼 속에 선제 홈런까지 터뜨리는 맹활약에 힘입어 공주고를 누르고 지난 89년 제23회 대회 우승 이후 3년만에 패권 탈환을 노리게 됐다.
한편 경남고는 신일고와 팽팽한 접전끝에 신일고 투수 김형기의 뼈아픈 폭투로 결승점을 따내 신일고의 전국 대회 13연승을 저지하며 통상 4번째 결승 고지에 올라섰다.
경남고는 지난 73년 제7회 대회에 이어 18회·20회 대회 등 이제까지 세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었다.
이날 「이 없으면 잇몸으로 맞선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똘똘 뭉친 부산고는 에이스 손민한이 경북고와의 1회전서 부상 (정강이뼈)으로 빠진 공백을 2년생 주형광이 혼신의 힘으로 완투,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5번 타자인 주는 또 2회초 선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승리의 기폭제 역할을 해내는 등 공수에서 눈물겹도록 분전했다.
또 경남고는 2-2동점인 6회초 1사후 주자 3루 상황에서 신일고 투수 김형기의 폭투로 불로소득의 결승점을 뽑아 결국 1점 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신일고는 지난해 8월 봉황기 대회 이후 전국 규모 대회 13연승 기록이 아깝게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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