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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맞은 극장가-『JFK』등 새 영화 밀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극장가가 5월을 맞아 새 영화를 속속 걸고 있다.
2일 첫 주말에 선보일 영화는 한국 영화 『아래층 여자와 위층 남자』, 미국 영화 『JFK』 『강아지를 타고 온 건달들』, 프랑스 영화 『마틴기어의 귀향』.
또 다음주에는 유머러스한 공포 영화 『아담스의 가족』, 20세기초 르포 작가 이자벨 에버허트의 짧은 생을 그린 『이자벨 에버허트』가 걸리고 70mm 한국 영화 『땅 끝에 선 여인』도 대기중이다.
이번 주말 영화 중 첫 관심사는 63년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일어난 케네디 미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JFK』다.
이 영화는 연출자 올리버 스톤 감독이 케네디 암살을 당시 미국의 군산 복합 구조가 꾸민 음모라고 규정하고 있어 미국 내에서 역사의 진실성을 놓고 커다란 논쟁을 불러일으켰었다.
스톤 감독은 가능한 한 모든 자료·증언을 동원, 리 하비 오스월드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린 워런 보고서를 반박하며 마치 재 수사하듯 당시 사건과 사건 뒤의 사회구조를 파헤치고 있다.
스톤 감독은 다큐멘터리 수법을 동원, 피살 당시를 정밀하게 재현한 뒤 「뒤에서 쏜 총탄에 맞았다」는 기존 결론에 상반되는 증거로 「앞에서 쏜 총탄」이 명중하는 비밀 자료 화면을 제시해 충격을 던진다.
각본은 당시 사건을 수사한 짐 개리슨 검사의 저서 『암살의 흔적』을 중심으로 관련 자료를 모아 스톤 감독이 재구성했는데 『늑대와 춤을』의 케빈 코스너가 개리슨 검사역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주요 인물을 맡은 배우들도 조 페치, 토미 리 존슨, 게리 올드먼, 잭 레먼, 월터 매소, 도널드 서덜런드 등 일급으로 짜여졌다.
신승수 감독이 『수탉』 이후 공백을 깨고 내놓은 『아래층 여자와 위층 남자』는 젊은 부부의 결혼 풍속도를 그린 코미디다.
탤런트 오연수·최수종이 주연을 맡아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영화를 이끌고 있다.
결혼 생활의 고단함에 쉽게 싫증내고 이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우며 다시 쉽게 재결합하는 잘못된 젊은 커플의 결혼관을 꾸짖는 의미도 띠고 있는 영화다.
제목은 한 연립 주택 아래층에 이혼한 부부의 여자가, 위층엔 남자가 입주한 상황을 뜻한다.
프랑스 영화 『마틴기어의 귀향』은 1500년대 프랑스 아르티가 지방에서 벌어진 실제 재판 기록을 토대로 만든 영화로 기억력이 비상한 매력적인 거짓말쟁이와 정숙하며 헌신적인 여인 사이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내용이다.
괴팍한 성격의 남편이 집을 떠난지 8년만에 다정한 사람이 되어 돌아왔는데 이 남편이 알고 보니 가짜라는 이야기로 마지막 재판 장면의 반전이 뛰어나다.
세자르상, 영국 아카데미상 작품·감독·남우주연상, 유럽 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연을 맡은 제라르 드 파르듀는 7일 열리는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강아지를 타고 온 건달들』은 로마·몽테카를로를 배경으로 볼거리를 많이 심어 놓은 블랙 코미디다.
거부의 상속권을 가진 강아지를 찾아 길을 떠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묘사, 인간이 가진 욕심·허영을 우스꽝스럽게 들춰낸 영화로 존 캔디, 제임스 벨루시, 시빌 셰퍼드, 숀 영, 리처드 루이스 등 배역진이 다채롭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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