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신촌 시범지역으로 간판부터 먼저 바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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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시장급인 디자인서울총괄본부 본부장을 맡아 다음 달 1일 업무를 시작하는 권영걸 서울대 미술대학장은 "지역별 특성에 맞게 간판 디자인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간판에 가장 먼저 손을 대는 이유는.

"수려한 자연 경관, 역사.문화 자산을 가진 서울이 그동안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의 하나가 볼썽 사나운 간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간판의 크기.숫자.원색 사용으로 인한 자극도 등이 지나치다."

-어떻게 변화를 줄 생각인가.

"청계천변 상점의 간판처럼 크기.모양이 획일적이어서는 곤란하다. 지역특성에 맞게 간판 재료.색채.부착 방식 등에 변화를 줘 일종의 '내재율'을 갖도록 해야 한다. 대표적 도심인 종로나 문화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신촌.홍대 등을 시범지역으로 정해 간판을 바꾼 후 차츰 동참을 유도할 생각이다."

-시민 참여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시민운동은 지금까지 분배나 낙선운동 등 정치적 이슈에 치중해 왔다. 앞으로 문화적인 쪽으로 옮겨 갈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만들겠다고 한 디자인 가이드 라인이 또 하나의 규제가 되는 것은 아닌가.

"교량.교각 등 공공 건축물에는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다. 서울시 공공디자인위원회가 설계 전 단계와 설계안 심의 단계에 직접 참여해 제대로 적용되는지 챙길 것이다. 반면 민간 건축물은 인센티브를 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설계 전 단계는 가이드 라인 제시만으로 끝내고, 심의 때 적용 여부를 따지는 방식이다."

-앞으로 추진 일정은.

"1급 상당의 부본부장, 국장급 디자인서울기획관, 과장급(4급) 도시디자인담당관 등을 5월 말까지 외부 전문가로 채운 뒤 3개월간 디자인 가이드 라인의 골격을 짜게 된다. 아파트 단지 외부 색깔까지 관여하는 장기적 가이드 라인 마련에는 1년 정도 걸릴 것이다. 디자인 개념이 도입된 휴지통.공중전화 등 가로 시설물은 내년 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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