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한나라 시스템 탓에 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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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2일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 "이회창 전 후보와 서정우 변호사는 양심 있는 법조인이었지만 한나라당의 시스템 때문에 타락했다"며 한나라당 해체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천정배 의원은 "이회창씨가 대법관으로 활약할 때 매우 훌륭한 법조인으로 존경했으며 판결이 탁월한 분이다. 서정우 변호사 역시 법조인으로 자세가 매우 훌륭했고 신망이 두터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분들이 차떼기처럼 파렴치범도 생각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른 것은 한나라당이라는 시스템에 편입되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千의원은 이어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에선 더 많은 돈을 썼을 것"이라며 "범죄를 바탕으로 존립한 만큼 해체돼야 할 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탈당파인 이부영 의원도 "이회창 전 후보는 한국의 보수 세력이 내놓을 수 있는 인물 가운데 가장 능력 있는 인물이다. 올곧은 성품의 이회창씨가 당선된다면 우리 정치를 낫게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며 李전후보를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사태를 보면서 李전후보가 선거를 총괄.지휘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일을 완전히 몰랐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실망감과 낭패감을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스스로 모든 사실을 공개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시점이야말로 한나라당의 소장 개혁파들의 대오 각성과 한국 정치를 구하기 위한 몸부림이 필요하다"며 한나라당의 내부 각성을 촉구했다.

李의원은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우리 당도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고 해놓고 왜 공개하지 못하고 있느냐. 그래서 양비론을 듣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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