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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 속의 질서-일,「혼돈이론」응용 제품화|맥박측정 건강진단기구 최근 개발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혼돈(카오스)이론을 응용한 제품이 일본에서 처음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정보처리회사인 컴퓨터 컨비니언스사는 최근 혼돈이론을 응용, 맥박을 분석해 건강여부를 알 수 있는 카오스 아트락타그램 프로세스(CAP)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장치는 손가락에서 감지되는 맥박을 측정해 모니터에 나타나게 하는 방법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의료기구다.
혼돈은 복잡·무질서·불규칙한 것을 일컫는 것이며 혼돈이론은 이러한 현상에서 일정한 규칙적 성질을 밝혀내 분석·예측에 이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인데 현재 물리·공학 계의 최대 관심으로 돼있다.
이번에 개발된 맥박분석시스템은 건강한 신체의 경우 모니터에 나타나는 맥박의 파형이 불규칙하게 표시되지만 건강하지 않은 경우에는 주기적인 규칙성을 띠게 되는데 착안, 건강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혼돈이론은 각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 이론을 응용한 선풍기도 개발된바 있다.
일본 기상청 예보과에서도 혼돈이론을 응용해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기상이 혼돈이라는 것은 연구가들 사이에 공통된 인식이다.
현재 일기를 예측하는 기본적인 방정식은 확립돼 있다. 온도·습도·바람·기압배치 등의 데이터를 방정식에 대입해 계산한다. 그러나 아무리 변수를 세분화하고 정밀한 데이터를 입력하더라도 정확한 일기예보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일본 기상청은 1개월까지는 어렵더라도 2주정도의 예보는 혼돈이론을 이용,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 정도로 진전을 봤다.
히타치시스템개발연구소는 주가의 변동을 혼돈으로 보고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뇌 세포를 닮은 신경네트워크 컴퓨터에 주가의 과거 데이터를 입력시키고 변동추이를 학습시킨 후 주가변동을 예측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지난 1주일의 데이터를 입력시키고 앞으로 1주간의 주가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와있다. 실제 데이터를 입력시켜 모의실험을 해본 결과 적중률 71%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일본전자공업진흥협회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혼돈이론이 응용될 분야는 생체공학, 화상인식, 음성인식, 주가예측, 정치·경제의 예측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후면 혼돈이론을 이용한 본격적인 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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