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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 D-2 … 막판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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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틀 앞으로 다가온 4.25 재.보선은 올 12월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세 곳(경기 화성, 대전 서을, 전남 무안-신안)은 더욱 그렇다. 투.개표 결과에 따라 각 정당은 물론 대선 주자들끼리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재.보선 이후 작지 않은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박근혜 불패신화' 이어갈까=한나라당은 2005년 이후 치러진 재.보선에서 연승을 거둬왔다. 하지만 이번에 한나라당 지도부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대전 서을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곳에 이재선 대전시당 위원장을 후보로 냈다. 하지만 22일까지도 이 후보가 국민중심당 공동대표인 심대평 후보에게 밀린다는 분석이 당내에서조차 나온다. 심 후보는 충남지사를 세 차례 연임한 데다 자당 후보 공천을 포기한 열린우리당의 간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심 후보에게 패한다면 한나라당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충청권의 표심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패배한 기억이 있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에게도 위험과 기회가 엇갈린다. 특히 외가가 충북 옥천이어서 충청권과의 인연을 강조해 온 박근혜 전 대표로선 '불패 신화'에 금이 갈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열린우리당과의 재.보선 대결에서 '40대0'이란 신기록을 세웠다.

◆ DJ의 호남 영향력 건재할까=민주당 공천으로 전남 무안-신안에 출마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의 당선 여부에도 이목이 쏠려 있다. 호남에서 DJ의 영향력이 건재한지 알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무안-신안의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선 '대물림 정치'에 대한 반대 정서가 흐른다.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무소속 이재현 후보는 김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측은 "DJ에 대한 지지 정서가 아직은 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DJ는 최근 범여권이 대선 단일 후보를 세운 다음 그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비(非)한나라당 연대 방식을 제시했다. 현실 정치에 사실상 개입하는 '훈수 정치'로 풀이된다. 이번 재.보선에서 홍업씨가 승리할 경우 DJ의 이런 행보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 '비한나라 연대' 가능할까=열린우리당은 이번 재.보선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 화성에만 후보를 냈다. 대전 서을에서 공천을 신청했던 박범계 변호사가 출마를 포기하자 "살신성인"이라고 치켜세웠다. 심대평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기 위한 것이었다. 박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열린우리당은 무안-신안에서도 민주당 김홍업 후보에게 협력하고 있다. 이 지역 당직자들이 김 후보 사무실에 가서 자원봉사를 해줄 정도다. 이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20일 화성을 찾아 열린우리당 박봉현 후보의 지원유세를 했다. 화성을 찾은 이 의원은 "사실상 연합공천에 의한 위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4.25 뒤 비한나라당을 표방하는 범여권 연대가 뜰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연합전선 구축을 통해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실험이 올 연말 대선 구도에도 반영되리라는 것이다.

◆ 각당 지도부의 '표심 사냥'=선거일 전 마지막 주말을 맞아 한나라당은 대전 서을에 화력을 집중했다. 21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이어 22일 박근혜 전 대표가 이곳을 찾았다. 박 전 대표는 23~24일에도 이곳을 찾아 사흘 연속 충청권 표심을 훑을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에선 송영길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22일 화성에서 지원유세를 펼쳤다. 정세균 의장은 전남 무안 원갑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김홍업 후보를 만나 격려했다. 정 의장은 김 후보에게 "우리도 적극 돕겠다. 꼭 이겨 통합의 길로 가자"고 말했다. 김 후보의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는 21일부터 무안-신안으로 내려가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국민중심당은 소속 의원 5명 중 3명이 대전 서을의 아파트촌을 누비고 다니며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에 힘을 실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남궁욱.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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