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워싱턴 '지하철 악사' 빌보드 차트 1위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워싱턴 지하철역에서는 45분 동안 32달러 밖에 못 벌었지만 빌보드 클래식 차트엔 1위에 올랐다. 워싱턴 랑팡 지하철 역에서 '지하철 악사'로 변신해 '몰래 카메라 실험'을 했던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얘기다.

그때 거장의 연주를 무심코 지나쳤던 사람들이 미안한 나머지 CD 가게로 달려가 조슈아 벨의 음반을 샀는지 모를 일이다. 아니면 일요판 커버 스토리에 이 실험을 소개하면서 장문의 홍보성 기사를 실은 워싱턴포스트와 이 재미있는 얘기를 전세계로 퍼뜨린 각국의 신문과 인터넷 매체 덕분인지도 모른다. 아뭏든 그는 과감한 실험에 도전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한 명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일약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빌보드 클래식 차트 3위에 머물고 있던 조슈아 벨의 새음반 '바이올린의 목소리(Voice of the Violin)는 4월 8일자 워싱턴포스트 선데이 매거진 기사가 나간 후 1주일만에 1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해 9월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첫선을 보인 음반이다. 몇달째 1위를 달리고 있던 첼리스트 요요마의 '아파쇼나토'(Appassionato)를 꺾었다. 소니 클래시컬(바이올린의 로망스)과 데카 레이블(에센셜 조슈아 벨)로 나온 컴필레이션 음반도 각각 5위와 12위에 올랐다.

'바이올린의 목소리' 앨범에는 라흐마니노프'보칼리즈', 마스네 '베르테르'중 '왜 나를 깨우는가', 포레'꿈 꾼 후에', 차이코프스키 '외로움을 아는 이만이', 도니제티'사랑의 묘약'중 '남 몰래 흘리는 눈물', 멘델스존'무언가'중 '5월의 산들바람' 등 성악곡을 편곡한 소품들이 수록됐다. 워싱턴 지하철 역에서 연주했던 슈베르트'아베 마리아', 마누엘 폰체의 '에스트렐리타'도 실려 있다.

한편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는 현재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의 쇼스타코비치.프로코피에프 협주곡이 12위, 첼리스트 장한나의 '로망스'가 23위를 달리고 있다.

조슈아 벨은 7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과 생상의 소나타로 내한 독주회를 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