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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오청원' 일대기 중국서 영화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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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우칭위안(吳淸源) 9단의 일대기를 그린 중국 영화 '기성 오청원'(원제 The Go Master)이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27일 오후 8시와 5월 1일 오후 5시, 두 번 상영한다.

우칭위안 9단은 1914년 중국에서 태어났으니까 올해 93세다. 일본의 본인방 슈사쿠(秀策)에 심취해 그의 기보집을 닳도록 넘기느라 손가락마저 기형으로 꼬부라졌다는 우칭위안은 14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천재소년으로 바둑계에 등장한다. 몇 년 후 불패의 명인 슈사이(秀哉)와 공전의 대결을 펼치는데 처음의 세 수를 화점, 천원, 삼삼에 두어 대각선으로 연결시켰던 이 바둑은 '천재다운 착상'이란 찬사를 받았으나 '명인에 대한 모독'이란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영화에 나오는 몇 번 안 되는 대국장면의 하나다.

영화는 바둑 대결보다 우칭위안이라는 인간이 중심이다. 중일전쟁으로 괴로워했고 그래서 홍만교라는 종교에도 심취해 한때 바둑을 중단하려 했으며,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했으면서도 드디어 일본바둑을 완전 제패하는 인생 역정에 초점을 맞췄다. 우칭위안은 중국에서 태어났으나 대만 국적을 얻었다가 79년 일본으로 귀화했다.

감독은 93년 '푸른색 연'으로 도쿄 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았던 티엔 주앙주앙. 우칭위안 역은 와호장룡에 조연으로 나왔던 장첸, 그의 아내 역은 일본의 이토 아유미가 맡았다. 우칭위안의 스승인 세고에 9단 역은 '쉘위댄스'의 에모토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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