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둘이 56점 '크리스의 코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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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맥기(中)가 모비스의 두 ‘크리스,’ 윌리엄스(左)와 버지스 사이에서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울산=뉴시스]

'크리스와 크리스'. 이름이 같은 두 외국인 선수가 코트를 지배했다. 프로농구 모비스는 '8부 능선'으로 불리는 1차전 승리를 손에 넣었다.

19일 울산에서 벌어진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모비스는 외국인 듀오 크리스 윌리엄스(32득점.12리바운드.6어시스트)와 크리스 버지스(24득점.10리바운드)의 활약으로 KTF를 93-79로 대파했다. 지난 열 차례 챔프전에서 첫승을 거둔 팀이 우승컵을 든 경우는 여덟 번이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전 "정규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한 명만 뛰는) 2, 3쿼터에서 KTF에 뒤진 날은 반드시 졌고, 반대의 경우엔 모두 이겼다"며 "2, 3쿼터를 모두 윌리엄스에게 맡길 순 없다. 버지스가 공격에서 좀 더 투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2, 3쿼터에서만 55-45로 10점을 앞섰고, 유 감독의 말대로 승리를 거뒀다.

윌리엄스는 2쿼터에만 12점을 넣으며 경기 흐름을 모비스 쪽으로 끌어왔다. 더 빛난 것은 3쿼터였다. KTF의 필립 리치를 상대로 두 차례나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고, 공격자 파울까지 유도했다. 3쿼터 전까지 파울이 없던 리치는 순식간에 3개의 반칙을 안았다. 리치는 흥분했고, 결국 벤치로 물러났다.

리치 대신 나온 애런 맥기가 윌리엄스를 효과적으로 막자 유 감독은 재빨리 윌리엄스를 빼고 버지스를 투입했다. '공격이 문제'라는 유 감독의 말을 버지스도 들은 듯했다. 버지스는 3쿼터 중반부터 11점을 집중시켰다. 3쿼터 종료 15초를 남겨놓고 집중된 버지스의 3점슛과 탭슛 2개는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경기 전날 모비스는 '촛불 결의식'을 가졌다. 유 감독은 촛불을 켜며 "한 사람의 영웅이 나오기보다는 모든 이가 영웅이 되는 챔프전을 만들자"고 말했다. 절박함까지 느껴지는 결의식의 결과물은 승리였다.

울산=강인식 기자

*** 양 팀 감독의 말

◆ 유재학 모비스 감독=전반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후반에 경기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우지원은 오늘 경기 흐름을 바꿔 놓는 슛을 해줬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출전할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다. (4연패를 했던)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은 내 기억 속에서 지워졌다.

◆ 추일승 KTF 감독=초반에는 우리 페이스가 좋았는데 달아나야 할 시점에서 제대로 달아나지 못했다. 집중력의 문제였다. 맥기 등 일부 선수의 집중력이 갈수록 떨어졌다. 윌리엄스에게 점수를 허용한다 해도 리바운드는 빼앗기지 않으려 했는데 제대로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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