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자니윤 이야기쇼』악단 지휘자 김정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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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주일에 5∼10곡 작·편곡… 출연자 분위기 맞춰 연주"
김정택씨(42)는 SBS-TV『자니윤 이야기쇼』의 악단 지휘를 맡고 있다.
김씨는 키보드·드럼·기타·섹서폰 등으로 구성된 8인조 악단을 이끌고 있는데 그 연주 진행 방식이 독특하다. 출연자가 무대에 들어설 때마다 그 사람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을 골라 연주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늘 같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 보다는 출연자의 개성을 살려주는 연주가 낫겠다 싶어 이 방식을 택한 거죠. 가령 성악가가 출연할 경우 클래식 풍의 음악을, 권투 선수가 등장하면 영화「록키」의 주제가를 연주하는 식입니다.』
별것(?)아닌 것 같은 부분까지 신경쓰다 보니 이런 음악의 작·편곡을 하느라 보내는 시간이 꽤 된다는 김씨.
이 같은 정성 때문인지 이 프로의 연주 음악은 언제나 듣는 이에게 예사롭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재 그의 정식 직함은 SBS 관현악 단장. 그가 직접 악단을 지휘하는 프로그램으로는『자니윤 이야기쇼』와『쇼 서울서울』등이 있고 그 밖의 몇몇 쇼·오락 프로 에서도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
『1주일에 5∼10곡씩 작·편곡을 하면서도 악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그에게 이유를물었더니『후배 연주자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김씨는 지난 73년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졸업했다. 순수 음악을 전공했다지만 지금의 그는 누가 뭐래도 철저한 대중 음악인이다. 변신 동기를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학창시절 희망은 교향악단의 연주자가 되거나 공부를 더 해서 교육자로 강단에서는 거였죠. 그런데 여건은 그렇질 못했습니다. 전공이 특수 악기를 다루는 분야이다 보니 장래를 고민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중 음악에 대한 열의가 컸다는 점입니다.』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대중 음악에 뛰어 들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어깨 너머 배운 사람보다「정통」으로 배운 사람이 나을 것이라는 조금은 건방진(?)생각도 없지는 않았다고.
피아노 실력이 괜찮아 학생시절 부업 전선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김씨는 대학 졸업후 녹음실 등에서 전문 연주자로 일한 경력을 갖고있다.
지난 83년부터 MBC-TV의『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등 쇼프로의 수석 연주자로 일하다 지난해 6월 SBS로 자리를 옮긴 그의 방송 음악관은 이렇다.
『연주자는 자신의 연주에 빠져들어야 합니다.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를 찾는다면 더욱 좋겠죠.』 <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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