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들에 부정적 인상 남길까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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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 "나와 같은 한국인이라니"=대학생 임슬기(23.여)씨는 "범인이 알려지기 전엔 가끔 발생하는 미국 내 총기 사건 중 하나로 여겼다"며 "나와 동갑내기의 한국인이 저지른 일이라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박재헌(40.서울 홍제동)씨는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시민들은 동포와 유학생의 안전에 크게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회사원 조건영(29)씨는 "한국인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미국인들이 자연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앞으론 미국에 여행이나 유학을 가는 것이 위험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늘거서슬포'는 "미국의 한인 교민들이 해를 입지는 않을지 걱정"이라며 "정부가 유학생과 교민의 안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국가 이미지 타격에 촉각"=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대학원생 정재엽(33)씨는 "CNN 등 주요 외신이 '범인은 한국계'라고 보도하는 것을 보자 숨이 막히는 듯했다"며 "세계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회사원 윤필근(27)씨도 "잦은 시위와 북핵 문제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안 좋던 터에 이번 사건으로 더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rinad07'이라는 네티즌은 "백인이 총기 난사를 한 것도 두고두고 회자되는데, 외국인이라고 한다면 국가 이미지는 완전히 바닥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애란.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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