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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개혁 성패걸린 “분수령”/러시아 인민대의원대회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보수파등서 “옐친제동” 노려/부총리사임등 제스처로 옐친 우세 전망
6일 개막되는 제6차 러시아 인민대의원대회는 앞으로 러시아 정국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경제개혁정책의 수정 및 현내각의 퇴진문제와 신헌법안 채택여부 등 굵직한 현안을 둘러싸고 친보리스 옐친 대통령파와 반옐친파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구공산당계 의원들을 위시한 보수파들은 민주러시아 일부세력들이 개혁의 방법론에서 현정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고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이용,현정부의 급진경제개혁추진에 제동을 걸겠다는 복안이다.
이들은 이를 위해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옐친 대통령에게 부여했던 비상대권의 박탈을 주장하고 있으며 현내각에 대한 불신임안 가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데올로기나 개혁에 대한 태도에서 보수파들과 본질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일부 민주파들도 현정부의 경제개혁정책에 노골적으로 반발하면서 경제정책의 수정과 일부 각료의 경질을 주장하고 있다.
이 민주파들은 대통령의 권한을 확대한 신헌법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옐친 대통령도 이에 맞서 민주파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파 규합에 나섰다.
옐친 대통령은 민주파의 지도적인 대의원들을 크렘린궁으로 불러 현정부의 일부 개편을 약속하는등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겐나디 부르불리스 제1부총리의 해임,예고르 가이다르 부총리의 재무장관직 사임 등도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최고회의의장등 대의원들의 반정부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한 선제예방적 노력의 일환이었다.
옐친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부통령등 러시아 민족주의 계열의 대의원들에게도 흑해함대문제와 드네스트르의 분리독립에서 그동안의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겠다고 약속,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번 대회가 자신과 현정부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한다면 이번 대의원대회를 해산시키겠다는 협박도 불사하고 있다.
옐친 대통령의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반옐친파의 기세가 당초보다는 상당히 약화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일부터 루츠코이 부통령과 하스불라토프 의장 등은 그동안의 비판적인 발언을 취소하고 옐친 대통령에 대한 재지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민주개혁운동·민주러시아·러시아공화당 등은 한걸음 더 나아가 시장경제로의 이행기에는 대통령의 독재권이 필요하다는 옐친 친위세력들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동조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아나톨리 소브차크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을 위시한 민주파 일부와 유리 아파나셰프를 비롯한 일부 사회운동파들은 옐친 대통령을 지지하나 맹목적으로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행정부에 대한 견제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인민대의원대회의 분위기가 아직 완전히 수그러든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즈베스티야·네자비시마야 가제타·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로시야 등 러시아의 신문들은 연일 2개면 이상을 할애,이번 인민대회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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