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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물질 처리에 활용|박테리아|지렁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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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렁이를 이용한 산업 쓰레기 처리 등 색다른 환경 기술 개발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환경처는 지렁이를 이용한 유기성 찌꺼기 처리 방법을 특정 폐기물 처리 시설로 별도 인정키로 했으며 국립 환경 연구원은 박테리아 균으로 페놀이나 바다에 흘러든 기름 등 각종 환경 오염 물질을 없애는 방법의 개발과 이의 활용 화를 위해 활발한 연구를 벌이고 있다.
◇지렁이=하수·분뇨 처리장 및 산업체에서 생기는 각종 찌꺼기를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국립 환경 연구원의 타당성 조사 등에서 입증됐다.
이에 따라 환경처는 최근 폐기물 처리 분과 위원회를 열어 폐기물 관리법 상 처리 시설로 공식 인정키로 했다.
지렁이는 섭씨 10∼30도, 수소 이온 농도 6∼8등의 생장 조건에서 하루 자기 몸무게의 1∼1·4배에 달하는 산업 쓰레기 찌꺼기를 먹어 치운다.
특히 지렁이의 배설물은 암모니아·황화수소 등 악취 물질을 38·2∼59·2%나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분뇨 처리장에 이용할 경우에는 악취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렁이를 처리 시설에 이용하면 산업 쓰레기를 약53% 줄여 매립 지 확보난도 상당 부분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산업 찌꺼기 등에 물이 50∼70% 섞여 있어야 하고 온도가 적당해야 하는 등 지렁이의 생장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처리 방법은 산업체에서 생긴 유기성 찌꺼기(오니)를 약 20일간 적당치 탈수시킨 뒤 지렁이가 살고 있는 「처리 시설」에 넣으면 지렁이가 찌꺼기를 먹어 치우고 배설케 된다.
일본의 경우 지렁이를 이용한 산업 쓰레기 찌꺼기 처리를 수년 전부터 폐기물 처리 업으로 인정, 쓰레기 감량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생물·유전공학=국립 환경 연구원은 각종 중화학 공업에서 발생하는 페놀을 없애는 박테리아 균 주의 개발에 열을 쏟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수돗물 파동을 일으킨 페놀이 독성이 강할 뿐 아니라 분해되기 어려운 물질이기 때문에 모두 16종의 분해 균 주를 상대로 분해 효과를 다양하게 분석·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활성이 좋은 4종의 분해 균 주를 골라 여섯 가지 농도에서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1백PPM에서는 6∼8시간▲2백PPM에서 11∼13시간▲3백PPM에서 16∼23시간 ▲4백PPM에서 20∼24시간▲ 5백PPM에서 36∼42시간만에 90%의 분해 활성을 보였으며 1천PPM에서 54시간 안에 85%의 분해 도를 보여 앞으로 보완 연구를 통해 이 방법을 활용할 경우 제2의 페놀 사고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본 연구에서 박테리아 가운데 8종의 비교적 분해 활성이 높은 균 주를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국립 환경 연구원은 최근 수년 새 끊임없이 발생, 바다를 더럽히고 있는 기름 오염 사고 때 기름 찌꺼기를 분해할 수 있는 균 주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토양·기름 찌꺼기가 섞인 연안 바닥의 흙·산업 폐수 등에서 기름 찌꺼기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방사성 동위 원소로 균 주의 분해 활성을 측정해 나가고 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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