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그네스』다시 무대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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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83넌 초연 돼 소극장 연극 시대를 다졌던「실험극장」의 화제작『신의 아그네스』가 다시 실험 소극장에서 무대화된다.
「실험극장」은 지난 75년부터 운영해 온 전용 극장이 오는 9월 폐관됨에 따라 극장 이전을 앞두고 과거 최고 히트 작을 재 공연하기로 하고 그 첫 번째로『신의 아그네스』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실험의 전용 소극장은 대원군이 말년에 거처했던 운현궁의 일부로 서울시 천도 6백주년 기념 사업으로 운현궁이 복원되려면 올해 안에 철거돼야 한다.
『신의 아그네스』는 83년 미국에 유학 갔던 윤석화가 당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이던 히트 작 대본을 가지고 들어와 실험극장의 연출가 윤호진씨와 함께 올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최장기공연(10개월)과 최다 관객동원(10만 명)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었다. 독특한 분위기의 성가를 노래하는 등 청순한 수녀 역을 맡아 열연했던 윤석화가 연극계의 대 스타로 탄생한 공연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 롤은 MBC-TV주말연속극『사랑이 뭐 길래』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신애라가 맡게 됐으며, 신애라가 출연하지 못하는 매주 수·목·금요일은 SBS신인탤런트 정수영(단국대 연극영화과)이 더블 캐스팅으로 출연한다. 83년 당시 윤석화가 호연했던 연기를 비교적 신인인 탤런트들이 연극 무대에서 어떻게 소 화해 낼 것인지 주목된다.
연출은 초연당시의 윤호진씨가 다시 맡아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신인 주인공들의 연기를 받쳐 줄 조연으로 수녀원장에 박정자, 정신과 의사에 손숙 등 중견 연기파 여배우들이 출연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학을 전공한 존 필미어 원작으로「수녀원의 영아살해」라는 충격적 소재를 극화하면서도 종교와 인간의 원초적 관계를 다루고 있다.
6월1일까지 실험소극장. (756)4981.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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