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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철야준비/14대 총선날 선관위­각당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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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부정 투·개표 방지에 총력/선관위/여야 컴퓨터·팩시밀리 등 첨단장비 동원/개표 완료까지 비상대기/시간마다 투표율에 촉각
14대총선의 투표가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3당합당이후 첫선거이자 6공에 대한 평가를 겸한 이번 총선에 대해 여야 각당은 철야대기 준비를 갖추고 개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24일 전날밤을 상황실에서 보낸 직원들이 투표사고에 대비,다소 긴장하는 모습이었으나 투표개시 15분만에 투표완료한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제5투표구 지역이 보고 되자 선거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
선관위측은 전국 1만5천여 자연부락에서 시간마다 투표종용 마을방송을 한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분석.
선관위측은 특히 김대중 민주당 대표가 「투표함 바꿔치기 음모설」을 주장한데 대해 우려하고 『각 투표소는 선관위 명예를 걸고 한치 오차없이 투표진행을 관리하라』고 지시하는등 신경을 쓰기도. 투표완료후 개표소까지 투표함 수송시 반드시 호송경찰을 동행시켜 후보자 또는 선거사무장에게 통보할 것을 지시했다.
상황실 직원들은 아침부터 걸려오는 『도장 없이는 투표를 못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답하는등 분주한 모습이었고 홀수시간대마다 투표율 보고를 받아 투표참여율에도 신경을 썼다.
선관위측의 기대와는 달리 오전 11시 현재 집계된 전국 투표율은 19.6%로 13대의 같은 시간대 23.4%보다는 크게 못미치는 수치.
이 투표율은 87년 대통령선거 당시의 20.0%는 물론,전체 투표율이 몹시 저조했던 기초의회선거(15.7%) 광역의회선거(19.4%) 때등과 비슷한 수치여서 선관위측을 걱정케 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 대통령선거때도 89.8%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으나 당시 9시 현재 투표율은 낮지 않았느냐』며 자위했는데 흐리고 비오는 날씨 등이 아침투표 저조의 원인인 듯.
▷민자당◁
이날 종합상황실 요원 50명 전원을 개표가 끝나는 25일 낮까지 철야비상근무토록 한 가운데 수시로 투표진전상황을 점검하고 투개표참관에 빈틈이 없도록 전국지구당에 재지시.
여의도당사 지하1층에 설치된 종합상황실에는 16개 TV화면으로 대형 「임포비전」을 설치,방송사의 컴퓨터 단말기와 연결해 2백37선거구의 개표상황을 신속히 점검할수 있도록 준비.
8백만원의 임대계약으로 설치한 이 첨단시스팀은 전국을 7개지역으로 나눠 개표상황을 동시에 볼수 있으며 개표점검모니터조를 별도로 편성.
상황판의 당선후보에 붙일 무궁화꽃을 60%인 1백40개만 일단 내다놨는데 선거본부 관계자는 『55∼60% 의석수 확보는 어렵지 않다』고 여유.
관계자들은 『뛸 만큼 뛰었으니 차분히 기다릴뿐』이라고 했는데 목표수치(57%)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탓인지 일부요원들 사이에선 『오늘부로 엄살작전은 굿바이』『더이상 어렵다는 표정관리는 이제 그만』이란 농담을 하기도.
관계자들은 투표율을 점치기에 부심했는데 『막판 유세장 열기,날씨가 흐린 것등을 따져볼 때 70%안팎이 될것이나 선거판세에 별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
김영삼 대표,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김윤환 선거본부장은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치고 상황실을 잠시 들렀거나 자택에서 투표상황을 점검했으며 이날 저녁에는 모두 당사에 나와 철야할 계획.
▷민주당◁
투표율이 이번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하에 투표일인 24일에도 『투표통지표가 없더라도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주지시키도록 각 지구당에 거듭 지시하는등 마지막까지 투표율을 높이는데 안간힘을 쓰는 모습.
이 때문에 당직자들과 상황실에서는 시간대별로 각 지구당에서 올라오는 투표율 보고와 TV보도를 지켜보았다.
중앙당 선거대책본부는 또 투표당일의 부정선거 감시요령을 지구당에 내려보내 유권자 수송차량내에서의 매수행위와 릴레이식 투표 등을 철저히 감시토록 지시.
민주당은 또 투·개표 참관인들이 투표자의 주민등록증을 반드시 확인토록 하고 사고발생시 즉각 중앙당 상황실로 연락하는 한편 해당선관위에 신고토록 하는등 비상연락망을 구축.
민주당은 지구당에 보낸 투·개표 참관요령에서 ▲투표소 순찰 및 부정투표방지조를 외곽에 배치하고 ▲투표시작직전 투표함을 반드시 점검하며 ▲명부열람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외부가 시끄러울때는 대리투표에 유의하고 ▲투표참관인을 다른 장소로 유인할 때는 속지말며 ▲개표소에서 사고발생시에도 참관자전원이 매달리지 말고 한사람은 전체를 감시하라는 등 세밀한 내용까지 지시.
민주당은 또 투표일인 24일에도 전날밤까지 수집된 부정선거사례 10여건을 보도자료로 배포하는등 막바지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개표상황에 따라 우열을 표시할 스티커와 당선자의 상황판에 꽂을 장미꽃 조화 1백50송이를 마련하는 한편 밤샘에 대비,야식도 주문하는등 준비를 완료.
한편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의 박일·조승형·장기욱 부본부장 등은 23일 밤 민주당보 특보를 인쇄하던 인쇄소가 민자당측에 점거당하자 긴급회동,성명을 발표하는등 대책을 논의했으나 자정무렵 김대표가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은 피하라』고 지시하자 당원들을 전원 철수토록 지시.
이기택 대표는 투표후 당사로 나와 『이번 선거는 금권·관권개입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선거』라며 『선거가 끝나더라도 선거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
▷국민당◁
평동당사에서는 이른 아침 투표를 마치고 출근한 당직자들이 각부서에서 TV로 투표상황을 지켜보면서 『날씨가 화창하지도,궂지도 않아 투표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며 투표율이 올라가 국민당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
조윤형 선거대책본부장과 이용준 사무총장의 총지휘로 5층상황실에 투·개표집계를 위한 퍼스널컴퓨터 10대와 대형 비디오프로젝터,팩시밀리를 설치하는 등 투·개표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완료.
또 신속한 집계를 위해 개표집계실에 용역회사에서 의뢰받은 20여명의 전산요원들을 배치,지구당별로 올라오는 개표상황을 취합해 자체 집계한뒤 즉석에서 개표결과를 분석키로 결정.
이와 함께 전화 60대를 설치,지구당의 각종 상황을 보고받도록 했고 당선자의 상황판에 달아줄 1백30송이의 무궁화꽃도 마련.
국민당은 모든 당직자들이 철야할 것에 대비,40여명이 동시에 휴식을 취할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고 3백인분의 국수·떡·음료도 준비.
국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민자 1백30여석 ▲민주 60여석 ▲무소속 10여석이 되어 국민당은 4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
▷신정·민중당◁
신정당의 박찬종 대표·김봉욱·정웅 최고위원,송현섭 사무총장 등 고위당직자들은 오전 투표를 마치자마자 중앙당사에서 각 지구당에서 올라오는 민자당의 불법선거사례를 보고 받는등 분주.
민중당의 이우재 상임대표와 김낙중 공동대표는 투표를 마치고 중앙당사에서 투·개표상황을 점검했는데 당선자 상황판에 달아줄 붉은장미 10송이를 준비하는 한편 전당직자들에게 비상대기토록 했다.<박보균·김두우·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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