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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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에 결정적인 승리의 계기를 안겨준 노르망디 상륙 작전수행 당시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영국의 처칠 총리가 이 작전을 극구 반대했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BBC 방송이 제작, 최근 4주간에 걸쳐 방송한 다큐멘터리시리즈 『처칠』에서 밝혀졌다.
다큐멘터리 『처칠』은 처칠의 딸과 손자, 루스벨트 전 미국대통령의 손자를 비롯해 영·미의 전 외교관·군인, 처칠의 비서 등 관계자 다수의 증언을 토대로 불굴의 재상 처칠의 비화를 캐는데 초점을 두고 제작됐다. 이 다큐멘터리의 최대비화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대해 처칠은 난색을 표시하고 포르투갈에 침공하는 대체작전의 입안을 명령했다는 것.
당시 앨런 브룩 영국군참모총장의 참모였으며 현재 전사가로 활동하고 있는 데이비드 프레이저씨는 『디데이를 며칠 앞둔 어느날 밤 처칠은 돌연「왜 프랑스 해안을 침공해 수십만 명의 인명을 헛되이 희생하려 하는가. 오랜 동맹국인 포르투갈을 통과해 프랑스로 접근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말하자 앨런 브룩 참모총장은 뜻밖의 말에 처음에는 귀를 의심하다 갑자기 화를 내면서 「중립국인 포르투갈을 침공하는 것은 새로운 전선을 형성해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고 증언했다.
BBC방송은 처칠의 이 같은 행위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터키의 가리폴리 상륙작전이 실패로 끝난데 대한 강박관념에서 나온 것으로 설명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젊은 나이에 해군장관을 맡고 있던 처칠은 각료회의에서 해군력을 동원, 다다넬스 해협으로부터 터키를 공격하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주장은 받아들여져 실행에 옮겨졌는데 출동한 영불 연합함대는 기뢰를 만나 6척이 침몰, 파손되는 피해를 보고 패퇴했다.
계속된 가리폴리 상륙작전에서도 영국군은 10만명이 사망하는 큰 희생을 치르고 작전은 실패로 끝이 났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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