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알아서 걸어주고, 끊어주고 비서역할 "척척"|지능망 전화 90년대 말 실용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발신자의 신원을 확인해 알려주거나 상대의 이름만 말해도 전화를 대신 걸어주는 등 전화비서역할을 해주는 지능망전화가 구축돼 90년대 말 실용화 될 전망이다.
한국통신은 이 시스팀의 기초작업을 위해 94년까지 3천3백억원을 들여 공통선 신호방식 등 통신망고도화 및 지능화를 추진, 95년 이후부터 시험하기로 했다.
지능망이란 전자교환방식의 통신망에 음성인식·문자판독·음성합성 등의 컴퓨터기능을 연결 해 교환원의 역할을 완전히 대신하게 하는 장치다.
이 망은 가입자 정보 DB(데이타베이스)를 갖춘 컴퓨터가 위주가 돼 두뇌역할을 하는 서비스제어 시스팀(SCP), 지능망서비스를 요구하는 전화를 식별해 관련정보를 SCP로 보내고 지시 받아 처리하는 서비스수행교환기(SSP)로 구성된다.
이때 SSP와 SCP는 공통선 신호망의 신호중계교환기(STP)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공통선 신호망은 새로운 형태의 국간 신호방식이다.
기존의 개별선 신호방식이 송신선로와 수신선로의 두 선로로 구성돼 있는 반면 공통선 신호방식은 하나의 선로로도 양방향송수신이 가능하게 돼있다. 또 개별선 신호방식의 신호종류가 68종에 불과하고 매우 느리며(약2천4백bps) 통화중신호전달이 불가능한 반면 공통선은 7백80종으로 매우 빠르고(64Kbps)통화중에도 신호전달이 가능하다.
따라서 신용통화·발신자확인 등에 쓰이며 앞으로 ISDN(종합정보통신망)·PCN(개인휴대통신)을 비롯한 지능망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지능망 전화는 가입한 사람에게만 서비스된다. 지능망에 컴퓨터가 연결되면 외부에서 전화가 걸려왔을때 전화 건 사람의 번호뿐만 아니라 이름·근무처까지 망 시스팀 자체가 식별, 음성합성(기계음성)으로 알려준다. 이때 통화하고 싶지 않은 상대의 경우 수화기를 들지 않으면 5∼10초 뒤 자동으로 끊어진다.
또 상대방을 지정, 통화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상대를 찾아 연결시켜주며 상대가 통화중일때는 통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전화를 걸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울 순화동의 김○○씨」라고만 말해도 전화기와 연결된 통신망이 이를 인식, 연결시켜주고 상대가 나오면「김○○씨 계십니까?」하고 물어 바꿔주기도 하고 없으면 메시지도 남긴다는 것.
한국통신의 김우식 통신망계획국장은『미국·일본 등은 벌써 시험단계에 있으나 국내는 음성인식·합성·문자판독 등의 지능컴퓨터개발과 실용화에 많은 예산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외부전화가 걸려왔을때 지능망이 발신자의 전화번호·이름·근무처를 찾아 낸뒤 음성합성으로 『○○사의 ○○씨에게서 전화왔습니다』하고 알려주는 시스팀이 개발돼 있다.
또 일본은 가입자 자신의 개인번호가 입력된 IC카드를 전화기에 넣거나 특정번호를 눌러 통신망에 등록시키면 자신 앞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어디에서나 받을 수 있는 개인식별번호서비스가 개발됐다.
한국통신의 강환태 정보통신망계획부장은 『국내에서도 95년까지 ISDN망을 구축한 뒤 본격적으로 이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