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흥미더하는 「화제후보」표모으기 비법·기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권도전하겠다”“나는 양질 TK”/“경제통”“소신파”… 미소작전 가미/미장원·백화점 순회 김동길/무소속들 유세지원 정호용/YS대권 내가민다 허문도/출퇴근길지켜 인사 홍사덕
14대총선엔 관심끄는 「유명인사」「정치거물」들이 상당수 나와 흥미를 돋우고 있다. 일부는 지명도에 힘입어 벌써 안정권에 들어갔으나 뜻밖의 복병을 만나 예측불허의 접전을 벌이는가 하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도 있어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유명 거물 후보들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자 「차 밀리는 거리에 나가 인사하기」등 한표를 위한 각양각색의 수법들을 동원하고 있어 이래저래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거물급 인사들이 가장 많이 출전하고 있는 서울은 중량급끼리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곳이 많은 탓에 갖가지 비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황병태(민자)·이중재(민주)·김동길(국민)후보가 맞붙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강남갑은 세후보가 각기 독특한 방법을 개발,유권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곳.
황후보와 이후보는 이지역의 높은 유권자 수준에 착안,각각 「여야의 경제통」이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증시부양·무역수지관리·물가안정 등 경제현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
가장 뒤늦게 뛰어든 김후보는 「1일 1개동 순방」을 원칙으로 하여 인파가 몰리는 관내 백화점·쇼핑센터·시장·노인정을 비롯,주요 목표인 여성유권자 공략을 위해 미장원을 찾아 악수하기 운동을 펴고 있고 일요일엔 지역내 교회를 번갈아가며 참석,예배도 보고 운동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데 이대출신 주부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문.
민주당 김경재,국민당 이내흔 후보 등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민자당 이종찬 후보는 『총선이 끝나면 대통령후보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공개적인 대권도전 발언으로 초선고지에 도전하는 타후보와 정치적 비중의 차등성을 강조하는 일면 『종로를 통일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아래 다양한 지역개발공약을 제시,「지역일꾼」으로서의 또다른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부총리출신의 김만제 후보는 강남을에서 경기여고 출신 부인을 통한 여성조직 침투에 주력하면서 『한국을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만든 장본인』임을 내세워 「경제해결사」로서의 경력홍보에 전력투구. TK논쟁에 대해서는 『나는 양질의 TK』라는 새로운 논리로 방어.
이에 맞선 강남을의 홍사덕(민주)후보는 퇴근시간에 맞춰 아파트단지 입구에 승용차라이트를 밝혀놓은 뒤 「안녕하십니까. 홍사덕입니다」라는 대형 입간판을 세워놓고 귀가하는 유권자들에게 정중히 인사,눈길을 끄는 신종 방법을 도입했다.
민자당 김동규 후보와 접전중인 강동갑의 재야운동권출신 민주당 최고위원인 이부영 후보는 출근길 교통체증이 심한 올림픽대로 진입로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약 2㎞에 이르는 승용차행렬을 따라가며 『이부영 인사드립니다』라며 매일 아침 1천여명의 유권자들에게 아침인사를 올리는 방법을 개발.
무소속 김용갑 후보는 양김시대의 청산과 현 경제난국이 집권당의 대권싸움 때문이라는 강력한 정치비판과 함께 심지어는 6공청문회 개최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소신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부각에 주력. 그는 지금까지 여러 아파트로 이사다니며 집들이 인사로 지면을 넓히는 불도저식으로 밀어 붙이기도.
김덕룡 후보(민자)는 여성문화센터를 통한 여성유권자와의 접촉으로 맞서고 있으나 여권표 분산으로 안동수 후보(민주)의 어부지리설도 있다.
용산의 봉두완 후보(국민)는 취약지구인 서민층 거주지역을 돌며 『봉두완이 다시 나왔습니다』라며 명앵커이자 국회의원으로서의 옛날기억을 상기시키는 「기억 되살리기」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서정화 민자후보는 『목이 뻣뻣하다』는 과거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소작전」으로 대응.
○…서울 못지 않게 거물급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영남권에서도 다양한 기법들이 선보이고 있다.
대구동갑에 출마하고 있는 김복동 후보(민자)는 「대통령 처남」이라는 신분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서민층을 파고 들기 위해 영세민 거주지역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인사하는 인사법을 애용하고 민원담당관을 따로 설치해 지역민원을 즉석해결하는 능력을 과시.
대구동을의 박준규 후보는 국회의장·민정당 대표위원시절등 자신의 의정활동을 소개한 비디오 홍보물을 이용,당원교육을 1만여명에 대해 실시하고 교육이 끝난후 참석자들과 일일이 촬영한 기념사진을 액자에 넣어 직접 전달.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진 박철언 후보(민자)는 『티나지 않게 한다』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15일 유세장에 장미희등 여자탤런트와 안재형·자오즈민 탁구부부를 초청해 인기작전.
서갑에 출마한 정호용 후보는 문희갑 민자후보의 조직력에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데 무소속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이 제한돼 시장통을 비롯,선거구내 골목골목을 누비며 「손잡기운동」에 주력,「의리론」으로 호소. 정후보는 선거 1주일을 앞둔 17일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한구(영양­봉화)·정창화(의성)후보의 개인연설회에도 지원유세에 나서는 특유의 배짱을 과시.
5공의 대표주자격인 충무­통영­고성의 허문도 후보(무소속)는 무소속에 허용된 개인연설회에서 『YS는 내가 민다』는 공개적인 충성서약을 통해 부산­경남권에서 일고 있는 「YS대통령 만들기」바람에 편승한다는 전략.<문일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