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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31평 10억 붕괴..거품빠지기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은마 31평형 값이 1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충격이다. 그러나 매수세가 가담하지 않아 조정국면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보다는 충격적이지 않다"(대치동 B공인 대표)

13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재건축 아파트 상승을 주도, 재건축 단지의 상징으로 군림해온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 평균가격이 9억8500만원으로 조정되며 10억원대 벽이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최고 11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무려 1억5000만원 가까이 조정된 것이다.

'철옹성' 같았던 은마의 급락은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주택 공시가격 열람 이후 시작됐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의 과세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가이드라인이 윤곽을 들어내면서 '보유세 폭탄'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됐다. 예기치 못했던 건강보험료까지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심리적 공황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10월말 매매가 기준으로 평균 10억2000만원을 넘었던 은마는 5개월여만에 9억85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상한가 기준 4월 둘째주 현재 호가는 10억2000만원에 불과해 평균가격 뿐 아니라 최고가 기준으로도 10억원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집값 하락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이 커 제대로 된 시세를 알려주기가 겁날 정도"라며 "31평형은 현재 9억원 초반에도 매물이 나와 있지만 매수세가 전혀 붙지 않아 조만간 8억 원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은마의 급락은 강남은 물론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확산되며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인근 청실2차 35평형은 지난주 12억5000만원에서 무려 1억원이 빠져 시세 하락을 주도했다.

송파구에서 법조타운 개발 호재로 호가가 급등했던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아파트 역시 49평형이 7500만원 떨어진 13억7500만원, 43평형이 5000만원 빠진 12억5000만원에 매매가를 형성했다. 신천동 장미2차 28평형도 2000만원 떨어져 하락 단지에 이름을 올렸다.

강동구에서는 10억3000만원에 거래가를 형성했던 둔촌주공3단지 34평형이 9억9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고덕한라시영 17평형은 2500만원 떨어진 5억6000만원, 고덕주공2단지 14평형은 2250만원 하락한 5억5500만원에 매매가를 형성했다.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는 목동 과천 등 '버블세븐지역' 중에서도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양천구는 신시가지 단지 학군수요가 급감하며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신시가지5단지 45평형은 1억원 하락한 15억7500만원으로 조정됐고, 신시가지11단지 20평형 역시 지난주 4억1500만원에서 1500만원이 빠졌다.

목동 K공인 대표는 "대출규제로 돈줄이 막히다 보니 거래가 뚝 끊겼다"며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천시에서는 과천타워 56평형이 8억8000만원에서 8억2500만원으로 조정 받았고, 원문동 주공2단지 16평형과 주공4단지 28평형이 각각 2500만원과 2000만원 떨어진 7억7500만원과 6억8500만 원으로 떨어졌다.

과천타워 인근 K공인 대표는 "시세에서 5000만~1억원 정도는 하락해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강남권에서 시작된 거품 붕괴는 비강남권 뿐 아니라 수도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고,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답답함을 털어놨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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