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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안성기, 우간다 난민촌을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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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안성기씨가 우간다 난민촌을 방문했다. 사진=유니세프 한국위원회. ※ 사진을 누르시면 포토스토리로 바로 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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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일주일 동안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우간다 난민촌을 방문했다. 유니세프 친선대사인 영화배우 안성기씨도 이번 방문에 동참했다. 방문단에는 박동은 사무총장과 안씨 등 7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20년 만의 내전을 끝낸 우간다는 아직도 상처투성이였다. 극심한 빈곤과 갈 곳 없는 난민들, 만연한 에이즈 그리고 굶주린 아이들. 내전이 남겨놓은 우간다의 '현재'다.

내전이 가장 심했던 우간다 그루(Gulu)와 아무르(Amuru)지역. 방문단이 찾은 난민촌도 이곳에 있다.

상흔(傷痕)은 참혹했다. 창문도 없는 집들에서 난민들은 흙바닥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화장실이나 상하수도 같은 기본 위생시설도 없었다. 열악한 환경은 전염병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기초예방은 턱없이 부족했다.

우간다 내전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악의 지옥이었다. 내전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었다. 정부에 맞서 게릴라전을 계속해온 반군들은 밤마다 마을에 들어와 아이들을 납치했다. 그 수가 수만 명에 이를 정도다. 소년들은 끌려가 총을 잡아야했다. 소녀들은 밤마다 반군들에게 강간을 당했다. 이렇게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를 낳은 15~19세의 소녀들은 '차일드 마더(Child Mother)'가 돼 돌아왔다.

우간다의 소년.소녀들은 몸과 마음과 정신은 상처투성이다 못해 병이 들어있다. 내전이 종식된 지금도 이들은 난민촌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굶주림과의 싸움, 질병과의 전쟁이다. 그중 가장 큰 적은 에이즈다. '차일드 마더'들은 아이만 데리고 오지않았다. 이 소녀들은 에이즈라는 치명적인 병까지 얻어왔다. 소녀 엄마들은 에이즈에 대한 공포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아사(餓死)를 막기 위해 젖을 물리고 있다.

그래도 아이들은 꿈을 꾼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지하방에서도 촛불에 의지해 책을 읽었다. 머리에 난 총상조차도 아이들의 미래를 굴복시키지못하고 있었다.

카멩게 농촌 마을에서 안성기 친선대사가 아기를 업은 마을 소녀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방문단은 일주일 동안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한 '차일드 마더'들과 상담하고, 초등학교 등을 방문해 기금전달과 아이들의 교육에 필요한 지원방안 등을 조사했다.

안성기씨는 "유난히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 어려워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아 너무 귀여웠다"며 "이 아이들이 잘 자라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동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고 삶을 개선하려는 우간다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만 더 도와준다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느꼈다"며 "유니세프가 더 열심히 복구사업을 전개해 더 많은 어린이의 미래를 설계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우간다에는 현재 세계식량계획 (WFP)이 식량을 공급하고 유니세프는 화장실과 우물 설치, 보건소와 학교, 청소년센터 등의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매년 40만 달러의 기금을 우간다에 지원하고 있다.

◇우간다 내전=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우간다는 1962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래 끊임없는 쿠데타와 내전에 시달렸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포레스트 휘태커가 열연한 '라스트 킹'이 바로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의 폭정을 그린 영화다. 71년 집권한 아민 정권은 8년 동안 40만여 명을 학살했다. 무세베니(Yoweri Museveni) 대통령이 집권한 86년부터 시작된 내전은 2006년 8월29일 정부와 반군세력인 '신의 저항군(LRA)'이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20년 만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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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우간다 내전 일지

우간다의 내전종식은 무세베니 정권과 반군 최대조직'신의 저항군(LRA)'과 맺은 2006년 평화협정을 말한다. 무세베니 정권이 들어선 1986년부터 우간다는 반군들과의 내전에 휩싸였다. 하지만, 우간다는 지난 1962년 독립 이후 끊임없는 쿠데타와 내전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1894년 영국 보호령으로 편입
1961년 영국 자치령이 됨
1961년 (3월1일) 첫 선거 실시, 영연방
1962년 (10월) 독립
1966년 오보테 수상 대통령과 부통령 축출
1967년 (9월) 오보 테,공화제 선언
1971년 이디 아민(Amin), 군사쿠데타로 오보테 축출(국제사법재판소는 아민 집권 동안 적어도 10만명 이상 테러로 살해되었다고 보고)
1979년 (4월11일) 우간다민족해방전선(UNLF) 아민 축출 후 정권탈취
1980년 (12월) 오보테 재집권
1985년 (7월27일) 오켈로 군사쿤테타,오보테 축출
1986년 무세베니(Museveni), 요웨리 무세베니 국민저항군(NRA) 이끌고 대통령으로 취임
무세베니,국민저항평의회(NRC)조직
반군들의 게릴라전으로 내전에 돌입
1996년 (5월) 우간다 최초 대통령 및 의회선거실시, 무세베니 승리
2006년 (8월29일) 우간다 정부와 반군 '신의 저항군(LRA)'간에 상호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문서체결로 20년간 지속하여온 내전종식
내전으로 수만 명 사망, 200여 만 명의 난민 발생

*무세베니 집권 후 5개의 반군과 내전을 치르고 있다. 다음은 우간다 내 5개의 최대반군조직.

1. 신의 저항군(LRA)=조직화된 최대 반군.수단을 거점으로 게릴라전.가장 많은 납치와 민간인 상해.우간다 북부지역에 독립국 주장.

2. 우간다국가구원전선Ⅱ(UNRFⅡ)=우간다 북서부지역에서 활동

3. 서부나 일지역전선(WNBF)=아민의 고향지역에서 반군활동

4. 동맹민주군(ADF)=콩고민주공화국(자이레)을 거점으로 수단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원리주의 추종

5.전(前)우간다국군(FUNA)=네모(Remo)대령이 이끄는 반군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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