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북한·중국 통일|미 경제 회복|21세기엔 이렇게 달라진다|유럽 영향력 증대| 일 사양길에|미 미래학자 세트론·데이비스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21세기는 한국과 중국의 통일, 미국의 회복, 일본의 사양, 유럽의 영향력 강화와 함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미국의 저명한 미래 학자들이 전망했다.
미국의 민간 미래 연구 기관인 국제 예측사의 사장인 마빈 세트론씨와 오웬 데이비스씨는 최근 공동 출간한 『투명한 지구』라는 책에서 남북한은 21세기가 시작되기전이나 시작되면서 통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1세기의 새 국제 질서 모습에 대한 광범한 예측을 시도한 이 책에서 세트론씨 등은 태평양 연안 지역을 다룬 3장에서 한반도 통일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한국은 경제 성장 후 일시적 후퇴를 경험하고 있으나 서독이 이용할 수 있었던 것과 같은 통일이라는 자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 불가리아와 같이 개인 숭배적인 공산주의를 유지하며 국민들을 고립 시켜왔으나 장기적으로 더 이상의 선택이 없어 남한에 문을 개방하고 자신의 권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전망했다.
북한이 기아 선상에서 허덕이고 있고 그 후원자인 중국과 구 소련이 이 지역의 불안정에 지쳐 파산할 동맹국을 지원할 인내와 돈을 더 이상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북한의 국민총생산이 90년 5% 줄었다는 구 소련 경제학자들의 추정을 인용했다.
이들은 『통일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2000년까지 산다면 88세가 될 김일성이 10년 안에 은퇴하거나 죽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남북한간의 국경은 그 (김일성)보다 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들은 통일 비용이 10년간 1천7백억 달러에 달해 남북한이 통일로 절약할 국방비보다 1억 달러가 더 많을 것이나 『통일은 피할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경제 협력이나 통일로 남한의 12분의1 밖에 안되는 북한의 값싼 잠재 노동력이 개발되면 남북한 양쪽에 경제적 붐이 촉발 될 것으로 보았다.
이 책은 또 두 중국의 통일도 남북한의 통일과 함께 멀지 않은 일로 예측했다. 대만과 중국은 경제 관계를 강화할 것이고 대만은 성장을 계속할 것이나 본토와의 차이를 수정하는 길을 찾지 않으면 점차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중국은 대만의 우월한 기술, 경영능력, 풍부한 자본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양쪽의 필요는 두 중국이 함께 살수 있는 통일협상을 하도록 해 중국은 21세기초나 혹은 2000년까지 통일되고 앳된 자본주의적 민주주의가 중국 본토에도 스며들게 될 것이라고 저자들은 예측했다.
이들은 또 무역 제국을 건설 「떠오르는 태양」이 된 일본이 그동안의 솟구쳐온 번영을 끝내고 힘을 잃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그동안의 번영 뒤에 숨겨진 각종 문제, 즉 ▲급속히 노령화된 노동력 ▲장시간 노동을 싫어하는 신세대의 등장 ▲기록적인 낮은 출산율 ▲무역 상대국들 사이에 점증하는 반감 등을 그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90년대 중반부터 문제를 치유하기 시작해 다음 세기가 시작될 때는 미 대륙 경제의 튼튼한 주춧돌이 될 것이며 유럽도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한편 저자들은 90년대에 새 국제 질서를 규정한 힘이 2000년대에 세계를 4개의 지역·무역·정치권으로 분할시킬 것이라고 예견했다.
▲유럽경제공동체 ▲환태평양동맹 ▲북미자유무역지대, 그리고 ▲위의 3개 부유 국가권(The Haves)을 제외한 여타 지역의 빈곤 국가권 (The Have Nots)이 그것이다.
부유 국가들은 일부 문제가 없지 않으나 21세기에 평화와 번영을 즐길 것이다. 그러나 빈곤 국가들은 90년대의 정치·경제적 문제가 이어져 빈곤, 사회의 불안정, 국제적 분쟁을 경험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따라서 「새 국제 질서에서 가진 나라와 못 가진 나라」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21세기의 새 국제 질서는 빈부 국가들을 갈라놓은 틈이 점차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 소련국들과 동구 국가들은 현재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가진 나라 국가군에 편입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밖에 세트론씨 등은 21세기에, 혹은 이 세기를 맞는 세계에 일어날 변화들로 ▲퀘벡의 독립과 캐나다 5개주의 미국 편입 ▲쿠바의 서방 세계에의 재합류 ▲이스라엘과 아랍간 평화와 점령지 교환 ▲미국 금융 중심지의 뉴욕에서 워싱턴으로의 이전 등을 들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