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마다 “20∼30대를 잡아라”(총선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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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건자의 57% 총선 최대변수/“이시대 희망”“미래 주인공”/선거 홍보물도 별도제작/맞벌이 겨냥 탁아소설치 공약도
「20∼30대의 젊은층을 공략하라­.」
후보들마다 유권자의 60%에 가까운 청·장년층을 겨냥한 선거운동이 치열해지고 있다.
내무부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유권자중 20대는 30.4%,30대는 26.6% 등 청·장년층이 전체의 57%나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하게 된 것.
이 때문에 대부분의 후보들은 20∼30대의 향배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젊은층에 어필하는 색감과 구호를 사용한 젊은층 대상 선거홍보물을 따로 제작하는가 하면 고교동문회·청년좌담회·문화공연 등을 통해 자신의 참신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홍보물 별도제작=서울 은평갑의 오유방 후보(52·민자)는 「친애하는 젊은세대 여러분께」라는 홍보물을 제작,「젊은세대 여러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이 시대의 희망」「미래시대의 주인공인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 성북갑의 이철 후보(44·민주)도 젊은층용 홍보물을 8만부나 별도제작,가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20∼30대의 장남·장녀들을 주대상으로 발송하는 등 홍보물 별도제작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선거운동=서울 영등포을의 김민석 후보(27·민주)측은 지역구내 58%에 이르는 20∼30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새시대 정치주역은 젊은세대」「민주성·개혁성·합리성 등으로 대변되는 20·30대 젊은층이 광역선거에서 기권한 것은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대변할 분신이 없었기 때문이며 신세대의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내용의 합동유세 문안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서초을의 무소속 김용갑 후보(55)측도 「극우보수」라는 자신의 이미지가 젊은층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운동권을 포함한 대학생 8백여명을 「봉사자」로 활용하고 있다.
또 서울 관악을 이해찬 후보(40·민주)는 65%나 차지하는 20∼30대의 중요성을 인식,「투표하지 않는 유권자가 가장 나쁜 정치꾼을 만듭니다. 지방의회선거 20∼30대 투표율 40% 미만」이라는 팸플릿을 만들어 젊은층의 기권방지와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 강서갑의 박계동 후보(39·민주)측은 20∼30대가 모여있는 지역구내 영일고·덕전여고 등 4개고교 동문회와 대학동문회 등의 명단을 입수,전화홍보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맞벌이 부부가 많은 영등포·구로공단 지역의 후보자들은 대부분 20대후반∼30대중반의 맞벌이 부부를 겨냥,탁아소 증설·유아원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후보(47·민중)는 젊은층에 인기있는 가수 신모씨를 초청,1천여명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노래공연을 펼치는 등 젊은이 초청강연 및 공연 등으로 젊은층과의 접촉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들은 지금까지 젊은층을 주대상으로 한 득표작전에서 성공한 뚜렷한 전례가 없는데다 이들을 지나치게 의식할 경우 자칫 운동권이란 이미지를 심어줘 중년·노년층의 반발·반감을 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면서도 조용하게 파고들고 있다는게 공통점이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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