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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잘못읽었다” 여 전략수정/중반 판세 불투명에 득표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텃밭”서까지 국민·무소속 약진/유권자 관심끄는 묘안에 부심
중반 선거판세가 혼미해지고 있다.
민자·민주 양당의 기존 정치판을 뚫고 들어오는 국민당의 저돌적인 공세와 무소속의 선전으로 총선의 불가측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민자당의 최근 자체 판세분석 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정부·여당에는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려있다.
관계당국과 민자당이 이번주 후보등록을 전후해 선거판도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2백37선거구)의 32% 정도만이 민자당우세로나타났고 열세지역이 이보다 더 많은 90여개(38∼40%)이며 백중지역이 65∼70개(26∼29%)였다.
이는 민자당의 목표치인 60% 의석을 확보하려면 백중지역을 거의 우세지역으로 돌려 당선시켜야 가능한 수치다.
특히 서울(44곳) 인천(7) 경기(31) 등 수도권(전체 82)에서 우세지역이 23(28%),백중지역이 26곳인데 비해 열세는 33곳(40.3%)으로 민자당을 긴장케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강서을·영등포을·종로 등 17개 지역에서 우세인데 비해 성동을·중랑을·서대문을 등 20개 지역에서 열세로 나타나 이미 과반수미달의 위기감을 갖고 있다.
경기는 13개 지역에서 우세,11개 지역에서 열세로 드러나 최근 10년간 「여당강세」의 전통이 흔들릴지 모른다고 크게 걱정하고 있다.
수도권에선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당바람」에 대한 경보신호등이 일부에서 켜졌다는게 민자당의 고백이다.
부산·경남북(전체 71)도 울산등에서 국민당과 민자당공천탈락 무소속이 큰소리를 치고 있어 민자당을 애타게 하고 있는데 우세 36곳,백중이 24곳으로 나타났다.
홈그라운드인 경북에서도 우세 10,열세 4,백중 7개이며,경남은 우세 8,백중 11,열세 4곳이다.
대전·충남북·강원 등 중부권(42곳)은 아직 「JP(김종필 최고위원) 열기」가 부족한 탓인지 우세가 17곳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열세 13,백중 12곳).
특히 대전(5)는 여전히 우세지역이 한군데 뿐이고 열세가 2곳이어서 JP의 자존심 유지여부가 관심이며 충남도 열세가 3곳(우세 8곳)이다.
이같은 판세 예상치가 나오자 민자당은 그동안의 선거전략의 문제점을 추출하고 전략수정에 부심하고 있다.
물론 이 수치가 너무 많이 당선될까 걱정했던 지난 13대와 달리 짜게 점수를 매긴탓에 다소 엄살기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민자당 관계자들은 『당초의 예상이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엄살설을 일축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돌발변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사실 이달초만해도 민자당은 민주당이 지역편차·인적구성의 문제점으로 약진의 한계에 부딪칠 것이고 국민당도 재벌의 정치참여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후보의 급조 등으로 주목을 크게 끌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었다.
따라서 전남북·광주(전체 39석)를 민주당이 거의 휩쓸고 서울에서 민주당이 분전하고,국민당이 울산과 강원도일부를 잠식해도 「60%」 목표수치를 채울 수 있다고 보았다.
이중 민주당의 기세는 예상대로 위협적이지 못하나 국민당이 상당수 지역에서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 등장하고 있어 국민당을 보는 시각과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15개 지역에서 국민당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고 있는 실정이며 전국적으로 30여개 지역에서 친여무소속들이 민자당후보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민자당측은 국민당이 이주일씨 출마,청와대본관공사비 청구소송 등 화제와 이슈를 선점,양산하면서 전통적인 야당바람이 없는 탓에 생긴 공백을 차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아파트가격 반값하락등 경제 쟁점을 먼저 내놓고 있어 유권자들의 관심을 일단 끌고 있다는게 민자당의 분석이다.
당의 선거대책본부관계자는 『국민당이 약장수모양 떠들어 손님을 끌고 있으나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며 『우리당의 대국민당전략은 표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국민당의 관심이 여전히 「내재」상태에 있다고 보고 이를 덮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영남지역의 친여무소속에 대해선 『무소속은 발언권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아무것도 할일이 없다』(김영삼 대표)는 역할미비론으로 맞서 이를 지역개발공약에 얹혀 유권자를 끌어모을 작정이다.
민자당은 최근 김대표가 참석한 경북과 강원의 정당연설회가 사실상 합격점을 얻지못하고 청중반응이 미지근한 것이 결코 선거전반에 불리하다고 보지 않는다. 기권율이 높을수록 여당에 유리,광역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기때문이다. 민자당은 정당연설회의 저조한 열기를 「조용한 선거」로 이어가는 전략에 이용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기존정당의 저조한 반응을 틈타 국민당과 무소속이 기세를 올릴까 걱정하고 있으며 이를 막는데 전략의 묘안을 짜고있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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