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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인터넷은 샘플 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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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세상에 공짜 없다'고 하지만 잘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업체에서 소비자 반응을 보고 입소문도 내기 위해 공짜로 샘플(sample.견본)을 나눠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때 요령껏 신청하면 살림에 쏠쏠한 보탬이 된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상품이라면 미리 써보고 살 만한 제품인지 확인할 수도 있다. 예전엔 할인점이나 번화가에서 샘플을 나눠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가 샘플 배포의 주요 창구다. 샘플 사용자들의 입소문이 온라인에서 더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

◆갈비찜.개사료까지 샘플로=샘플 마케팅은 화장품.유아용품 중심으로 활발히 벌어지다 최근엔 굴비.삼겹살.개사료.내복 등 거의 모든 제품으로 확대됐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www.auction.co.kr)의 '공짜 샘플터' 코너에서 4월 1회차(2~15일)에 제공하는 샘플 중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린 제품은 참목향마을의 돼지갈비찜(500g)이다. 신청자 중 100명을 뽑아 시식용 갈비를 보내주겠다고 하자 11일까지 1만3000여 명이 신청했다. 이 코너에선 현재 화장품.분유.기저귀뿐 아니라 군만두.홍삼영양제 등도 샘플로 나왔다.

견본을 작은 용기에 담아주던 것도 옛날 얘기. 받는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정품이나 정품 못지않은 용량의 샘플을 제공하는 업체가 많다. 샘플을 받아본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후기 등을 남기며 입소문을 내는 것을 고려하면 정품을 그냥 줘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엔 일부 사이트를 통해 제대혈 보관, 건강검진 등 수십만~수백만원대에 이르는 서비스 상품도 이벤트를 통해 공짜로 제공될 정도다. 옥션 영업판촉팀 이기호 과장은 "샘플을 제공했던 업체들은 대부분 매출이 2~3배 이상 늘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본다"며 "중소기업들은 서로 샘플을 제공하겠다고 나서 수십 명의 판매자가 대기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샘플 똑똑하게 챙기려면=샘플 받는 데도 요령이 있다. 품을 많이 들여도 샘플 받을 확률이 낮은 이벤트가 있는가 하면 가입만 해도 정기적으로 샘플을 보내주는 사이트도 있다. 유아용품 업체가 대표적이다. 남양유업(www.namyangi.com).매일유업(www.maeil.com).일동후디스(www.ildongfoodis.co.kr) 등은 인터넷 사이트 가입자들에게 자녀의 성장 시기에 맞춰 자사 분유.이유식의 샘플과 육아정보 책자 등을 정기적으로 보내준다. 웅진씽크빅(www.wjthinkbig.com).기탄교육(www.gitan.co.kr) 등 교육업체도 샘플을 많이 풀어놓는다.

사연이나 가족 사진 등을 모집해 심사를 통해 제품을 나눠주는 이벤트는 당첨 요령을 숙지하면 승률이 높다. 핵심은 주최 측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써서 보내라는데 사진만 달랑 보내는 식의 응모자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이런 이벤트는 품은 좀 들지만 그만큼 신청자가 적어 뽑힐 확률이 높다. 하루 1~2시간을 온라인 이벤트에 할애해 세 자녀의 기저귀는 거의 사본 적이 없다는 주부 강은정(32)씨는 "샘플 이벤트가 대부분 가족의 사연.사진을 요구하는 만큼 일상 생활에서 재미있는 일이 생기면 사진부터 찍고 꼭 기록해 둔다"며 "과장하지 않고 진솔하게 쓴 사연이 오히려 뽑힐 확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공짜라고 아무 제품이나 마구잡이로 쓸 수는 없는 노릇. 평소에 관심 있던 제품 위주로 샘플 신청을 하면 헛수고를 면할 수 있다. 틈날 때마다 인터넷에서 화장품.유아용품 샘플을 모으는 주부 백승희씨는 "제품 평 등을 미리 보고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제품만 샘플을 신청한다"며 "민감한 피부라면 화장품 샘플 등은 함부로 쓰지 않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샘플 관련 정보는 아줌마닷컴(www.azoomma.com).미즈(www.miz.co.kr) 같은 여성 사이트에 가면 한번에 쉽게 접할 수 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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