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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우대 「돈공천」재현/민주당 전국구 공천내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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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각계 직능 대표성은 다소살려/대폭 물갈이 했지만 참신성 부족
민주당이 전국구 후보등록을 마침으로써 14대 총선을 위한 공천작업을 모두 마무리 했다.
지난번 민자당 전국구 공천이 특정지역 인사 위주로된 것이 특징이었다면 민주당의 이번 공천은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돈의 질서」가 철저히 지배한 공천이라는 비난을 면키어렵게 됐다.
그러나 전국구 재공천 금지원칙을 철저히 지켜 지역구 공천에서 미진했던 물갈이를 이루고 야당으로서의 한계에도 불구,군출신은 물론 재계·의학계 등 직능대표성을 다소 살렸다.
전국구 공천에서 정치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야당의 형편으로 보면 그나마 상당히 진전된 것이라고 평가된다.
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 24번까지를 당선가능선으로 잡고 여기에 영입인사 8명,공천헌금자 8명,당료 8명씩을 균분해 공천했다.
이번 공천 순번조정선은 18번까지를 당선확정권,21번까지를 당선유력권,24번까지를 당선가능선으로 했다.
18번까지 당선되려면 지역구에서 69명,21번까지는 80명,24번까지 당선되려면 91명이 당선돼야 한다.
이에 따라 18번까지는 신민·민주계가 당초의 6대 4 지분원칙을 철저히 지켜 11대 7로 분배됐고 24번까지 전체적으로는 16대 8로 양계파가 나눠가졌다.
25번 이후의 중하위 순번은 양계파의 당료로 공천됐는데 이기택 대표가 김대중 대표에게 대폭 양보,신민계 당료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전국구 순번에서는 민주당의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헌금공천자가 우대돼 공천자 8명이 모두 당선이 확실한 15번 이내에 우선 배치됐고 헌금액수에 따라 순위가 조정됐다. 특히 헌금공천자중 신진욱 전의원과 김옥천 무등산관광호텔 사장은 30억원을 넘는 헌금을 해 7,8번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공식헌금자 외에도 24번안에 포함된 일반영입자들도 다소간 특별당비를 낸 것으로 알려져 이 때문에 민주당이 거둬들인 공천헌금은 당초 목표했던 2백억원을 훨씬 상회했을 것으로 알려져 돈공천의 비난을 면치못할 것으로 보인다.
군출신으로 영입된 강창성 전보안사령관,나병선 전6군단장,장준익 전육사교장 역시 각각 3,6,9번에 배정돼 상위우대를 받았는데 강 전보안사령관은 영입당시부터 상위순번을 약속받았고 그동안 선거지원에도 열성을 보인 것이 평가를 받아 군출신중 가장 앞번호를 배정받았다.
당료로는 김대중·이기택 대표와 이우정 최고위원,장기욱 당기위원장,김옥두 전사무부총장 등 5명이 18번 이내에 배정됐다.
이에 따라 3,4번은 영입자 몫으로 배정돼 강 전보안사령관에 이어 금융계 영입케이스인 장재식 전주택은행장이 4번을 배정받았다.
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 신민·민주계간의 지분유지와 전국구 재선금지 원칙을 철저히 지켜 13대 전국구 의원중 김대중 대표와 지역구 공천을 받은 김인곤·이경재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물갈이가 단행됐다.
그러나 이번 공천이 지나치게 양계파간 지분에 얽매이고 공천헌금 위주로 이루어져 보다 역량있는 인물영입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전국구 후보도 지역구 공천과 마찬가지로 물갈이가 단행됐지만 일부 영입자나 공천헌금자는 13대 전국구와 차별성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함량미달 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민주당이 이번 공천에서 검찰의 공천헌금에 대한 「엄벌방침」에도 불구,헌금공천을 공개적으로 해서 앞으로 검찰의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측은 「매관매직」의 의혹을 씻기 위해 헌금규모와 그 사용처를 공개하고 필요하다면 선관위에 결과를 보고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공천자금에 대해 앞으로 일반유권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도 과제로 안게됐는데 앞으로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에 대한 공식 정치자금 외에 개인 베이스 헌금 등에 관한 의혹과 잡음들이 두고두고 꼬리를 물 것이기 때문이다.<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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