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소식이 없던 그가 6년 만에 내놓은 앨범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발매된 음반에서 가렛은 엔니오 모리코네로 시작해 메탈리카의 록음악까지 편곡해 연주했다. 자신의 사랑과 인생을 바탕으로 한 자작곡도 세 곡 들어 있다. 어린 시절의 모차르트처럼 활을 썼던 그는 이 앨범을 낸 뒤 '바이올린을 켜는 커트 코베인'으로 불리고 있다. 비제의 카르멘 판타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등이 전자악기 반주에 맞춰 강렬한 비트를 덧입었다. 연미복을 청바지로 갈아입은 바이올린 신동의 크로스오버다.
그의 이런 변신을 두고 놀라는 반응과 함께 "조짐이 보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2년 전 서울시향과의 협연 무대에 선 가렛은 꽁지머리에 셔츠를 밖으로 뺀 채 자유롭고 시원한 시벨리우스를 들려줬다. 190cm의 훤칠한 키와 패션화보 모델과 같은 눈빛에서도 그가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하리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이번 앨범의 표제도 'free(자유)'다. 가렛은 장르로 선을 긋지 않는다. 지금도 해외공연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모차르트 협주곡 등을 연주하고 있다.
그는 자작곡 '토카타'에 대해 "클래식 음악이 여전히 모든 음악 장르의 근간임을 보여주기 위해 바로크의 화음 패턴과 비슷하게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기본이 탄탄한 연주자의 크로스오버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김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