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라면 꼭 군에 가야 한다”/3대독자 자원입대 시킨 육군상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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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군에 가지않아도 되는 3대독자 외아들을 굳이 현역으로 자원입대시킨 직업군인 아버지가 있다. 멀쩡한 몸에 상처를 내서라도 군에 안가려는 풍조가 만연된 세태에 경종이자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부전선 제2136부대 전차대대에서 보급계 선임하사로 근무하는 박택식 이등상사(46·사진 우)와 지난달 21일 6주간의 신병교육 수료식과 함께 인근 제7021부대 본부대 경비소대에 배치,근무중인 박찬일 이병(21·사진 좌).
64년 사병으로 출발,올해로 26년째 직업 하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상사는 「3대독자는 6개월 단기보충역에 편입된다」는 현행 병역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부산수산대 해양공학과 박군을 현역으로 자원입대시켜 주위를 놀라게했다. 박상사는 『나약하게만 자라온 아들에게 강인한 의지력과 독립심을 길러주기 위해서였다』고 동기를 밝혔다.
자대배치 1주일을 갓 넘긴 박이병도 『처음에 갈등도 많았고 아버지가 무척 원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막상 현역으로 들어와 군대생활을 경험해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이병은 입영전 친구들로부터 『왜 굳이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등의 핀잔과 야유를 받기도 했지만 『현역으로 입대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으며 나와 비슷한 여건의 친구들에게도 적극 권유하고 싶다』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대하는 그날까지 군대생활이 결코 헛된 시간이 되지않도록 몸으로 실천하겠다』는 박이병은 자신을 군에 보내준 아버지가 비록 월65만원을 받고 있는 육군상사지만 4성장군이나 장관보다 더 자랑스럽고 우러러 보인다』며 가슴을 폈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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