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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도 「총선몸살」(선거혁명 이루자 기동취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정당·후보들 앞다퉈 학생동원/청년회조직·인맥등 이용/전대협,여 후보 낙선운동/수업 지장주고 기성정치 오염 우려
총선을 앞두고 각종 과열·불법선거운동이 판치고 있는 가운데 각 정당·후보들이 대학생들을 대거 동원한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어 전국의 각 대학가가 선거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대학생들의 선거운동 참여는 정치현실을 경험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타락분위기를 부채질하며 혼탁한 기성정치권의 타락풍조에 쉽게 오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전대협은 이번 총선에서 민자당 후보 낙선운동을 펴기 위해 학생들을 총동원,민주·민중당 후보들을 적극 돕는다는 「총선투쟁」 세부계획을 세우고 이미 각 대학에 지침을 전달한 상태에서 대학가는 총선이 끝날때까지 선거열풍으로 시달리게될 전망이다.
◇정당=민자당은 이번 총선은 물론 다가올 대통령선거를 위해서도 대학생 조직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중앙당·서울시 지부가 각각 대학생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민자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지난해 가을부터 조직을 준비해 지난달 19일,1월말 각각 2천명 규모로 「한맥청년회」 「21세기 대학생연합」을 발족시켰다.
민자당 청년국 우종철 대리는 『대학생들은 민자당과 민자당 후보들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자연보호·교통질서 준수 캠페인등 각종 활동을 벌이며 지구당의 요청이 오면 중앙당에서 학생들을 보내줄 계획』이라며 『총선때는 서울과 경기·인천등 수도권지역에만 대학생조직이 운용되지만 선거가 끝나는대로 전국 규모로 조직을 재정비,10만명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자당 서울시지부도 기존의 「사회사랑 청년연합」을 확대,당직자·당원의 자녀·친척인 대학생들을 1만명이상 확보해 서울지역 44개 지구당마다 1백∼3백명씩 지원키로 했다.
민주당의 경우 당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학생 조직을 운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학생운동권출신 후보들을 중심으로 인맥을 통해 대학생들을 대거 동원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 총학생장 출신인 김민석 후보나 이철·박계동 신계윤·고광진·유인태 후보등 서울지역 출마자의 상당수는 대학생들을 주요 운동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북을 신계윤 후보의 경우 대학생 자원봉사단 3백여명을 확보했고 이중 1백50여명은 당원집에서 숙식을 같이하며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학생운동권출신이 아닌 후보들은 개인적인 인맥과 대학생 향우회등의 모임을 통해 학생들을 확보,운동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 K후보의 선거관계자는 『대학생들은 대의 명분만 옳다고 생각하면 일반 당원들보다 훨씬더 헌신적으로 활동한다』며 『최근엔 선거운동에 컴퓨터가 사용되는등 전산화가 이뤄지고 있어 대학생같은 고급운동원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당·신정당등 다른 야권후보들도 총선에서 대학생들을 동원할 계획이지만 민자·민주 후보들에 비해 조직·동원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학생운동권=전대협은 전국연합등 재야와 연합해 대학별로 동원할 인원을 할당,조직적인 민자당 후보 낙선운동을 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말 전국에서 40여명의 민중 후보(서울 지역은 17명) 지원계획을 마련,각 대학 총학생회에 지침을 이미 전달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 총학생회는 5일부터 선거지원단을 발족시켜 후보 1명에 1백70명을 지원키로 하고 전산지원단·운전요원·전화모니터요원 등으로 일할 운동원을 모집하고 있다.
◇문제점=일부 학생들중에는 현행법상 불법인 선거운동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니는 사례까지 있어 대학생들의 무더기 동원은 과열·타락선거를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김종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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