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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바람에 여 팀 "흔들"|막강 현대 남매 왜 탈락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막강 전력을 자랑하던 현대 남매가 최종전 탈락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8년 3연패했으며 올 시즌 하종화 윤종일 문양훈을 스카우트한데다 마낙길마저 보유한 호화 멤버의 현대자동차서비스의 무기력한 플레이는 세터 열세와 수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종화·마낙길 등 초호화 공격 라인을 뒷받침할 세터의 부재가 치명적인 약점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수비가 1점」이라는 배구에서 수비수 없는 현대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것이다.
지난해 하종화·윤종일·문양훈을 보유하고 우승을 차지한 한양대는 강성형이란 국내 최고의 수비수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서비스는 부구단주와 단장이 코칭스태프에 따로따로 지시하는 등 갈등과 불협화로 내부적인 진통을 겪어왔다.
1차 대회가 끝난 후 성적부진을 이유로 송만기 총감독을 퇴진시키고 이인 감독에게 작전권을 부여할 때도 임원진의 갈등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한편 여자는 현대의 선거 바람에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
현대는 주포 지경희가 부상으로 전력에 차질을 빚긴 했으나 대회 전 단장인 이내흔 현대건설사장이 국민당 공천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구단 관계자들마저 선거에 차출되는 등 팀의 뒷바라지가 소홀,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이 때문에 지방 시리즈에서도 선수들의 떨어진 사기를 고무해줄 지원이 미흡한데다 단장선임마저 늦어져 팀웍이 크게 흔들리는 빌미가 됐다는 것이 배구계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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