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히브리대 샤레제덱 메디컬 센터 차임 헤르스코(사진)박사가 국내 심포지엄에 초청 연사로 내한했다. 그는 300여 편의 관련 논문과 6권의 책을 쓴 철 중독증의 세계적인 권위자.
철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여성의 경우 ㎏당 40㎎, 남성은 50㎎이 필요하며, 매일 부족한 만큼 음식을 통해 공급받는다. 그러나 수혈팩 1개엔 200~250㎎의 철이 들어있어 과잉 축적이 불가피해진다. 철이 심장.췌장.간.갑상선 등 각종 장기에 축적되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화나 심부전 등이 그것이다. 데페라시록스는 몸 안에서 철과 결합, 체외로 배출된다.
"철중독을 치료하는 약은 1960년대 초 개발됐습니다. 하지만 시술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지요. 주 5회 8~12시간 펌프로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이후 먹는 약이 개발되긴 했지만 독성이 강해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엑스자이드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약. 2년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고, 국내에선 지난해 시판허가를 받았다. 최근엔 건강보험 적용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국내에선 5000여 명의 재생불량성 빈혈환자와 2000여 명의 골수이형성증 환자가 투여 대상이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대에 분포돼 있지만 골수이형성증 환자는 60대 이상 노인에게 많습니다. 혈액암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골수이형성증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환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약의 부작용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헤르스코 박사의 설명.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기 2년 전부터 1000명에게 임상시험을 했고, 지금까지 1만3000여 명이 복용하고 있습니다. 10% 정도에서 콩팥기능의 지표가 되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올라가거나, 간 효소가 증가하는 문제가 있지만 이는 조기 검사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피부발진이나 구역과 같은 가벼운 트러블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