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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마크(분수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때 「KS(Korea Standard)마크」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불량상품이 난무하던 시절,국가기관에서 품질을 보증한다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한 KS마크는 사람을 추천하는 자리에서도 「그 사람 KS마크야」하면 설명이 더 필요없었다.
80년대초에는 「Q마크」란 색다른 표찰을 단 상품들이 등장,고객의 눈길을 끌었다. KS마크와는 달리 민간기구인 한국잡화시험검사소의 엄격한 시험검사를 거친 상품에 한해 품질을 보증한 이 Q(Quality)마크는 품질면에서도 그렇지만 불량품의 보상이 가능해 KS마크보다 인기가 더 높았다.
이런 품질표시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령 디자인이 좋은 상품에는 GD(Good Design)마크,우수한 국산기계에는 GQ(Good Quality)마크,좋은 농·축산물에는 KAS(Korea Agricultural Standard)마크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마크를 단 상품들이 우리 경제를 살찌게 했다.
그런데 정부는 오는 6월부터 환경마크제도를 시행,공해가 적은 상품에 「환경마크」를 부착해 소비자들에게는 저공해상품을 쓰도록 하고 또 기업에는 저공해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환경마크는 그 도안부터 신선한 느낌을 준다. 태극을 바탕으로 흙·물등 자연과 나무·새등 생명체를 상징하는 그림과 함께 「더 맑게 더 푸르게」라는 표어가 나붙어 있다.
이 환경마크를 부착할 상품은 우선 올해는 프레온가스를 쓰지 않은 스프레이와 재생종이를 이용한 학용품,생분해도가 높은 합성세제등 10여종이다.
79년 이 제도를 가장 먼저 실시한 독일의 경우는 물절약형 수도꼭지,저소음 잔디 깎이,리튬배터리,쓰레기(폐지)를 적게내는 복사기등 64종 3천5백개 제품. 89년 실시한 일본의 경우는 재생종이,못먹는 식용유를 재생한 비누,짚으로 만든 다다미등 31종 1천18개 제품에 환경마크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눈여겨 볼 것은 독일의 한 도료회사가 이 환경마크덕분에 시장점유율 1%에서 40%로 급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도 환경마크가 붙은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더 인기가 있을 날이 멀지 않았다. 이른바 「그린산업」이라는 저공해상품이 각광을 받는 것은 이제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이다.<손기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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