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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폐암·간암 수술 않고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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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양성자 치료기는 미국 하버드대 부속병원과 MD 앤더슨 암센터, 일본 국립 암센터 등 전 세계 28개 기관만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고가 장비다. 국립암센터는 양성자 발생기를 설치하기 위해 4층짜리 건물을 별도로 만들었다.

국립암센터 의료진이 360도 회전하는 양성자 치료기를 이용해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다. 양성자를 몸 밖에서 쏘아주면 정상세포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고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강한 에너지를 발휘한 뒤 소멸돼 종양만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고양=조문규 기자

방사선 치료의 일종인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핵인 양성자를 매우 빠른 속도로 가속시킨 후 인체에 투사해 암 조직을 파괴하는 방법이다. X선을 이용한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X선 치료는 신체를 통과할 때 암세포는 물론 정상 세포에 불가피한 손상을 입혀 합병증을 유발한다.

반면 양성자선은 정상 세포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고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강한 에너지를 발휘한 뒤 소멸된다.

국립암센터 양성자 치료센터 조관호 센터장은 "전이가 없는 초기암의 경우 치료 효과가 높다"며 "보통 10~20회 치료를 거치면 암 조직이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성자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암은 특정 부위에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는 초기 폐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전립선암 등이다. 조직 손상이 적으므로 안(眼).뇌신경계 종양 환자나 체력이 약한 소아암 환자에게도 최적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조기 폐암.간암이나 전립선암은 수술하지 않고 양성자 치료만으로 완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이되는 암의 경우 양성자 치료를 해도 재발할 수 있고 백혈병.림프종 등 혈액암이나 전신암에는 사용할 수 없다. 국립암센터의 유근영 원장은 "획기적인 치료법이지만 모든 암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신기술이라 임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증상에 따라 수술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한 주기(10~20회 치료)당 1500만~2000만원의 치료비도 환자에겐 부담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최희주 복지부 보건정책관은 "저소득층의 치료비를 경감해주기 위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insight@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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