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송「형평」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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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선거 철을 맞아 방송기자·P D 등 방송인들의 선거방송 모니터활동이 본격화 되고있다.
각종 크고 작은 선거 때마다 보도의 공정성여부를 놓고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KBS·MBC 양방송사에 이번에는 SBS까지 가세함으로써 이 같은 모니터 움직임이 특히 관심을 끌고있다.
가장 두드러진 활동은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된다.
『선거와 공정방송』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13일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다. 이에 앞서 KBS보도국의 소장기자들은 소집단 모니터활동을 추진중이고 MBC노조는 선거방송 감시활동에 들어갔다.
『선거와 공정방송』심포지엄은 한국기자협회와 한국TV카메라 기자회·한국방송 프러듀서 연합회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 심포지엄은 본격적인 선거 정국을 앞두고 그간의 선거보도에서 나타난 보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진단하고 그 대안과 보완장치를 찾아본다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서울YMCA 백미숙 간사, 성균관대 이효성 교수, 한국방송 프러듀서 연합회 이원군 회장, 경북대 박기성 교수 등 4명이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백 간사는 역대 선거방송의 모니터 사례분석을 토대로 그 동안 각 방송사가 ▲방송시간배분에서 형평성을 잃고 ▲기술적인 편파·조작이 많았으며 ▲금권·타락선거를 강조, 선거의 본질을 희석화 시키는 등의 잘못을 저질러왔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현행 방송법과 시행령에 선거방송에 관한 규정이 없어 무엇보다 선거방송의 원칙마련과 법적·제도적인 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원군씨도 선거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TV편성이 지금까지 특정 정치집단에 유리하게끔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그 대안으로 뉴스가치의 기준과 보도순서·화면구성 등에 있어서의 형평과 균형이 유지되도록 정치권과 방송사간의 합의를 통한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KBS보도국의 일부 기자들을 중심으로 한 모니터활동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 모임을 갖고 노조 측과 함께 KBS-lTV의『9시 뉴스』등에 대한 자체평가활동과 타방송사와의 비교평가를 통해 문제가 되는 보도내용은 해당 부서에 시정을 요구키로 했다.
MBC노조도 기존의 방송모니터활동을 강화, 선거방송 감시활동에 온 힘을 쏟기로 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SBS-TV는 선거관련 보도는 하되 개표실황은 중계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KBS·MBC의 양사 TV가 집중적으로 중계하는데 굳이 SBS까지 끼어 들어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도권방송의 한계에 따른 어려움이 숨은 속사정이라는 주변의 시각도 있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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