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핵무기 사용 검토”/제임스 레스턴 회고록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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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 지도부 위협… 휴전 유도
미국은 한국전이 막바지에 이른 지난 53년 종전협상을 조속히 마무리짓기 위해 중국 본토에 대한 핵무기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네루 인도총리를 통해 중국지도부에 전달했으며 실제로 오키나와(충승)로 전술핵무기와 이를 탑재할 폭격기를 이동시켰다고 칼럼니스트 제임스 레스턴이 최근 발간된 그의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레스턴은 회고록 『데드라인』에서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존포스터 델레스 국무장관은 53년 협상을 통해 한국전을 마무리하기 위해 중국에 압력을 가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하고 미행정부가 중국본토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검토하고 있을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중국본토와 가까운 지역으로 이미 핵무기와 폭격기를 이동시킨 사실을 덜레스를 통해 알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같은 정보는 중국지도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외교채널을 통해서도 전달됐으며 미행정부는 나중에 이같은 위협이 한국전 휴전협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아이젠하워는 재임중 핵무기사용의 위험성을 강조했으나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피하지 않았으며 『한국전종전을 위해 한때 핵무기와 항공기를 오키나와로 이동시켰다』고 회고록은 밝혔다.
이 회고록은 이어 덜레스가 53년 4월 아이젠하워에게 중국이 전투를 중지하지 않으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경고를 인도 네루총리를 통해 중국에 전달할 것을 제의했으며 아이젠하워는 이같은 은밀한 위협과 함께 공개적으로는 유화적인 연설을 하는등 강온 양면정책을 동시에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그후 한국전 종전과 관련,『덜레스가 한국전을 끝낸 것은 그의 경고였다고 주장했을 때 아이젠하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고 레스턴은 회상했다.
한편 이 회고록은 50년 10월3일 인도정부가 미군이 38선을 넘어 공격을 계속하면 중국이 한국전에 개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외교전문을 통해 미국무부에 통보했고 당시 딘 애치슨 국무장관은 이를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합참의장에게 알렸지만 이같은 경고는 무시됐다고 말했다.
레스턴은 71년 7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개선 직전 저우언라이(주은래) 전중국총리가 그와 단독회견때 중국이 한국전에 개입한다는 결심은 쉬운 영어문장으로 되어 있었는데도 이같은 경고가 무시됐으며 워싱턴에서는 이 경고가 선전책동으로 일축됐다고 개탄한 것으로 레스턴은 회고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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