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부품 결함 중성자가 찾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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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육.해.공군 등 3군 기술연구소장이 5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모였다. 그들이 모인 까닭은 무엇일까.

육안으로도 보이지 않는 항공기 부품 속 결함을 '귀신' 같이 찾아낸다는 중성자 비파괴검사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중성자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원자로가 만들어 내는 것으로 금속도 거침없이 뚫고 들어간다. 그렇게 금속 속을 들어가다 보면 중성자의 힘이 약해지는 데 이를 영상으로 만들어 어느 곳에 깨질 듯 말듯 금속의 강도가 변해 있는지, 금이 가 있는지 등을 알아내는 것이다. 기존에 주로 쓰던 X선은 금속 침투 깊이가 겨우 20㎜에 불과한데 중성자는 그 10배인 200㎜에 달한다. 서로 다른 금속이 겹쳐진 부품도 중성자는 거침없이 들어가 영상을 만들어 육안으로 부품 속을 들여다 보듯 하게 한다.

3군은 각각 전투기며 헬리콥터 등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가끔 정비 불량으로 한 대에 수십 억~수백 억원하는 항공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3군 기술연구소장은 중성자 검사 기술을 활용하면 정비 불량으로 인한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4년 중성자로 공군 헬리콥터의 날개 내부 결함의 크기.깊이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나 독일 등이 보유한 기술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얻었다. 그 정확함을 인정한 공군은 이미 중성자 검사 기술을 도입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합의하고 있다.

공군에 이어 육군과 해군도 이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기술로 우리 군의 전력 증강과 사고 방지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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