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년원 탈주범이 광주 북부서 침입/총기등 장비 천여점 훔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경찰은 21시간 “캄캄”… 범인이 자수해오자 회수
【광주=구두훈기자】 28일 오전2시쯤 광주북부경찰서에 광주소년원 탈주범 김모군(18·광주시 소태동)이 침입,형사계 강력반 사무실 무기고에서 카빈소총 2정·실탄 9백60발·가스총 2정 등 경찰장비 15종 1천여점을 훔쳐 역시 훔친 승합차에 싣고 달아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경찰은 사건발생 21시간이 지나도록 무기도난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범인이 가족의 설득으로 자수함으로써 도난무기를 회수했다. 김군은 특수절도혐의로 29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무기절취=김군은 이날 경찰서 담을 넘어들어가 본관내 강력반 사무실에서 가스총 2정·무전기 1대·경찰작업복 2벌·방탄조끼·복사된 경찰신분증 1개 등 훔쳤다.
이어 본관앞쪽에 있는 무기고 철조망을 넘어 무기고·탄약고의 환기통을 뜯어낸뒤 이 안에 있던 카빈소총 2정·권총공포탄 9백60발을 훔쳐 경찰서 담밖에 대기시켜놓은 전남5나 4014호 승합차에 싣고 달아났다.
◇자수·무기회수=김군이 이날 오후 8시쯤 차를 몰고 수양아버지 박모씨(51)가 살고있는 전남 장선군 황룡면 월평리에 가 소년원 탈주 및 무기탈취사실을 알리자 박씨가 김군을 설득,광주소년원에 자수시킨뒤 장성경찰서에 무기가 실린 승합차가 있다고 신고했다.
장성경찰서는 형사대를 급파,이날 오후 10시30분쯤 황룡면 월평리 서울신발가게 앞길에 있던 승합차에서 무기등을 모두 회수했다.
김군은 23일 오전 5시쯤 광주소년원에서 교도관의 감시소홀을 틈타 원생 양모군(18)과 함께 탈출,광주·목포 등지에서 차량 2대를 훔친 것을 비롯해 15차례에 걸쳐 절도행각을 하다 공범 양군은 27일 검거됐었다.
◇문제점=광주 북부경찰서는 사건발생 21시간이 지나도록 무기도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다 28일 오후 11시쯤 장성경찰서로부터 전화연락을 받은후에야 이를 확인하는등 무기관리에 허점을 보였다.
무기고·탄약고에 대한 1일 점검을 제대로 하지않았고 무기·탄약에 대한 점검도 형식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전남지방경찰청에 사고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이 사건과 관련,기세익 전남지방경찰청장을 서면경고,오남탁 광주북부경찰서장을 직위해제,북부경찰서 상황실장 김재흠경정·형사당직반장 김인수 경위를 각각 직위해제후 징계조치키로 했다.
경찰청은 또 직위해제된 오서장 후임에 박일만 전남경찰청 교통과장을 발령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