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산 석유 북에 공급 약속/김우중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가로 남포에 합작공단 건설 합의/북경소식통
【북경=전택원특파원】 대우그룹은 북한에 대규모 석유공급을 약속한 것으로 27일 북경의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북한은 이에 대한 대가로 남북경제교류에서 대우에 우선적 지위를 보장하는 한편 남포·해주지역을 한국기업체를 대상으로하는 수출공단으로 조성키로 합의했다고 이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은 구소련에 이어 중국과도 무역거래에서 경화를 결제하게됐고 구소련으로부터 원유공급이 중단돼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소식통은 이날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이번 북한방문 직전인 지난 1일 리비아를 방문,대북한 석유수출과 관련된 업무를 최종점검했으며,이보다 며칠앞서 김달현 북한 부총리겸 대외경제위원장이 리비아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대우그룹은 지난 86년 벨기에 앤트워프의 한 정유공장을 인수했으나 시장확보에 곤란을 겪어왔고,한때 국내시장에 석유를 판매했으나 국내 3개정유회사의 저항에 부닥쳐 단 1회도입으로 좌절된 적이 있다.
김회장은 지난 90년초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소련의 원조로 가동되고 있던 북한최대의 정유시설인 선봉(구웅기) 정유공장에 원유 및 기술인력을 대는 조건으로 북한진출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이에 동의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그후 소련의 붕괴등 급속한 사태변화속에 소련·중국으로부터 원유공급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정찰용 군용기마저 운행불능상태에 빠졌으며,어선출어도 곤란,주요수출자원인 명태어획고가 연간 5천t에서 1천5백t으로 격감하는 등 극도의 석유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