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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오거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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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허수도 많다. 역대 챔피언과 지난해 PGA투어 상금랭킹 40위, 세계랭킹 50위 이내, 메이저대회 우승자, 아마추어 대회 우승자 등을 초청하는데 역대 챔피언 중 나이가 많은 선수와 아마추어는 사실상 참가에 의의를 둔 것이다. 또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신예들은 상당히 불리하다. 메이저대회는 매년 다른 골프장에서 경기를 하지만 마스터스는 항상 오거스타 내셔널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2m짜리 내리막 퍼팅을 하는 것은 가득 찬 맥주 4잔을 들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빨리 걷는 것처럼 어렵다'는 말이 있다. 아무래도 대회에 많이 출전한 선수들이 빠른 그린에 익숙하다. 그래서 실제 우승 경쟁을 하는 선수는 60~70명이다.

마스터스는 이제 더 이상 퍼팅 경연장이 아니다. 최근 7년 사이에 코스 길이가 520야드나 늘어났다. 전장 7445야드로 메이저대회에서도 긴 축에 속한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한 장타자들이 파5에서 우습게 2온에 성공하고 파4에서 웨지로 세컨드샷을 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조직위가 전장 늘리기에 온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파 3인 4번 홀은 240야드이고, 파 4인 10번 홀은 495야드, 11번 홀은 505야드나 된다.

장타자를 겨냥한 거리 늘리기지만 피해는 단타자들이 볼 가능성이 크다. 오거스타의 악명 높은 딱딱한 그린에 공을 세우려면 스핀을 많이 먹이고 공을 높이 띄워야 한다. 숏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하는 장타자들은 버디를 잡을 가능성이 있지만 미들 아이언 이상을 잡는 단타자들은 버디 찬스를 잡기가 쉽지 않다. 드라이브샷 거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우승 후보는 역시 호쾌한 장타를 때리는 타이거 우즈(미국),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필 미켈슨(미국)의 '빅 4'다.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제프 오길비(호주) 같은 젊은 장타자들도 우승에 욕심을 낼 만하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메이저에서 우승을 한다면 마스터스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양용은(테일러메이드)은 첫 출전이지만 장타에 퍼팅이 좋기 때문에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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