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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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58세의 가정주부다. 2년 전 종합건강진단에서 지방간으로 밝혀졌는데, 건강진단센터에서는 아무 처방도 없어 그냥 지냈으나 1년 전부터 오른쪽 갈비뼈 밑이 이따금씩 아프다. 술이나 담배는 전혀 하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될 수 있는지. 또 통증은 간에 이상이 있다는 위험신호가 아닌지 두렵다. 현재 다른 병은 없지만 혈압이 높은 편이어서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다.

<답>지방간이라면 겁부터 덜컥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방간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말부터 하고 싶다.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끼는 것으로 배에 기름기가 끼면 배가 나오듯 간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끼여 간이 붓는 것을 말한다.
건강진단에서 지방간 여부는 보통 γ-GPT라는 혈액내의 단백질을 기준으로 판정하며 이 단백질의 농도가 특정치 이상이 되면 지방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단백질의 농도가 높다고 해 꼭 간에만 이상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드물지만 담남·췌장 등 다른 기관에도 이상이 있을 수 있다.
지방간이 생기는 것은 여러 이유 때문이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영양의 과잉섭취·비만·고콜레스테롤·음주·약물남용 등을 들 수 있다. 남자들의 경우 과음에 의한 지방간이 많은데, 질문자는 술을 전혀 하지 않는다니 다른 요인 때문에 지방간이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첫머리에 말한 것처럼 지방간은 대개 심각한 것이 아니며 증상 또한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질문자처럼 무지근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이 같은 둔통이 생기는 이유는 간이 부어 간을 싸고있는 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른쪽 갈비뼈 밑에 생기는 통증이 둔통이 아니라 이따금씩 따끔따끔한 통증이라면 담에 가스가 차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질문자의 경우 지방간이 생긴 이유로 현재 복용하고 있는 고혈압 약을 의심할 수도 있다. 일부 고혈압약·항생제·관절염약 등은 지방간을 촉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라면 주치의와 상의해 약제를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영양과다·비만 등에 의한 것이라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채식 등을 주로 하면 지방간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도움말 서동진 교수<고려대 의대·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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