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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역조 개선 집중논의/궁택총리 방한/두차례 한일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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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신대·북한 핵문제 거론/「과기 협력재단」설치 이견
노태우 대통령과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일본총리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동북아 정세를 포함한 국제정세와 한일 협력문제를 협의했다.
미야자와 총리는 2박3일간 한국을 공식방문차 위해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양국정상은 17일 오전에 다시 2차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한일 양자관계에 대해 논의한다.<관계기사 3면>
노대통령은 16일 회담에서 일본의 국제평화유지활동(PKO) 참가문제와 관련,일본이 유엔회원국으로서 국력에 상응하는 기여를 이해하나 무력행사의 가능성이 있는 자위대의 해외파병은 불행했던 과거의 기억을 갖고있는 주변국들의 우려를 감안해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는 일본이 민간인을 PKO에 파견하는 것은 양해할 수 있으나 자위대를 파병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지난해 남북대화에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 경위를 설명하고,북한이 이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할때 까지는 급속한 대북한 관계개선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한일 양국은 물론 세계 전체의 평화를 위협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북한의 핵사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정상은 이에 따라 북한·일본 수교교섭도 북한의 핵사찰등 북한의 태도를 더 지켜본뒤 진전시킨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야자와 총리의 이번 방한은 총리 취임후 첫 해외순방으로 83년 나카소네(중증근강홍) 전총리와 91년 가이후(해부준수) 전총리에 이어 총리로서는 세번째 공식방문으로,취임후 첫 해외방문이라는 점에서 대아시아 외교에서의 대한외교의 중요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야자와 총리는 17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박준규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계지도자들을 면담하고,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야자와 총리는 이날 국회연설에서 정신대(한국인 종군위안부)문제와 관련한 사실시인과 사죄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자와 총리는 또 16일 오후 정원식 총리를 예방했으며,이날 저녁에는 청와대 공식만찬에 참석한다.
미야자와 총리의 이번 방한에는 이례적으로 각료인하타 쓰토무(익전자)대장성 장관이 수행,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최각규 부총리 및 이용만 재무장관을 각각 만나 한일 무역불균형 시정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기주 외무부 제2차관보와 사이토(제등방언)외무심의관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실무자들은 16일 오후 다시 접촉을 갖고,무역역조 개선문제와 관련한 양측 의견을 조정했다.
한국측은 심각한 대일무역역조 현상을 지적하고 ▲16개 품목의 관세인하 ▲13개 품목 일반특혜 관세한도 확대등 관세·비관세 장벽의 부분제거 ▲「한일 산업과학기술 협력재단」설치 등을 제의했으나 일본측은 우리 입장을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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