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차에 떨어져=호주의 자동차 관세는 10%다. 관세에 각종 세금을 더해 매기는 소비자 권장가격(MSRP) 구조 때문에 현대차의 클릭(현지명 게츠).베르나.아반떼.투싼 등 모델의 가격은 수출 원가에 21% 정도 더 붙는다. 반면 태국산 일본 소형차는 무관세 혜택을 보기 때문에 대당 평균 1000~1500달러까지 가격인하 효과를 봤다. 현대차가 주춤한 사이 도요타는 지난해 호주에서 21만3000여 대를 팔아 전년 대비 6% 신장했다. 혼다는 태국산 차를 앞세워 같은 기간 15%나 급증했다. 2005년 4만7000여 대였으나 지난해에는 5만4000여 대를 팔았다. 현대차의 호주 내 평판은 2003년부터 뚜렷이 좋아졌다. 일본차보다 10~20% 싼 데다 미 자동차조사회사인 JD파워의 품질지수가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태국산 일본차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 걱정되는 중국의 FTA=현대차는 앞으로 중국이 각 나라와 맺을 FTA를 걱정한다. 인도.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관세 장벽은 선진국보다 높다. 중국 정부가 이들 국가와 FTA를 체결할 경우 중국 업체뿐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한 다국적 자동차 업체들의 차량이 이곳으로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FTA에서도 자동차 원산지는 중요한 쟁점이다. 미 정부는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생산한 미 브랜드 차도 한국에서 무관세 혜택을 보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강철구 이사는 "호주의 경우처럼 한국의 주요 자동차 수출국이 우리의 경쟁국과 예상하지 못한 FTA를 체결할 경우 한국차는 가격경쟁력을 급속히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