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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환율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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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요즘 금리를 놓고 재계와 당국이 최고 통치자를 사이에 두고 「소리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리가 곧 인하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으며 재무부·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자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또 작년 하반기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환율이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의 「엔화 강세」 용인이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큰 관심거리다. 금리·환율에 대한 당국·재계의 시각과 전망을 요약한다.<편집자주>
◎금리/하향안정… 제조업에 자금흐르도록 지도
지난 연말 이후 노태우 대통령은 몇차례에 걸쳐 관계 장관에게 금리의 하향 안정과 자금흐름의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연말 금리의 부분적인 자유화가 다시 시작됐고 또 올해의 경제운용 계획상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 성장의 하향조정·통화의 안정공급이라는 원칙이 이미 선 마당에 새삼 금리인하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관계는 재계가 노대통령에게 대고있는 핫라인을 가동시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어쨌든 금리인하와 자금흐름 개선을 위한 별도의 보고를 하게 되어 있는 재무부로서는 요즘 경제정책의 기본줄기를 그르치지 않으면서 금리를 안정시키고 자금이 제조업이나 중소기업 중심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 일단 ▲중소기업 대출의무 비율을 올리고 ▲제조업 대출 지도 비율을 제2금융권에도 설정,운용하며 ▲특히 감독·세무당국의 행정력을 크게 강화해 금리의 안정이나 자금의 흐름을 다잡기 위한 행정지도를 지속적으로 펴나간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한은도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금리의 하향안정은 통화의 확대공급으로 풀 것이 아니라 증시자금의 공급을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고,실제로 당국은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의 일정비율 이상을 제조업쪽에 할당하는 방안을 마련중에 있다.
이용만 재무장관이 금융자율화의 원칙을 해칠 수 있다는 비난을 염두에 둔채,요즘 부쩍 외부 회의를 주재하는 빈도를 높이면서 행정 지도 일변도의 「정책아닌 정책」에 주력하게 된 것도 위와 같은 배경에서다.
이와 관련,이장관은 최근 각 금융기관 대표자들로 협의회를 구성,자신이 위원장을 맡아 수시로 자금흐름개선을 위한 「현장 확인」을 계속해 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같은 노력은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는 어려운 것이라 지속적인 금융구조개선의 노력이 있어야 하며,또행정지도가 지나쳐 금융의 원칙을 깨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계의 지적이다.<김수길기자>
◎환율/원화의 대엔화 환율올라 일 수출에 숨통
수출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나라 원화가치는 고평가돼 있으며 따라서 대절하(환율인상)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하절하만큼 가격경쟁력이 살아나 수출이 회복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앞서 현행 환율결정구조는 무역적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원화절하추세가 이어지게돼 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지면 국내외환시장은 달러공급보다 달러매입수요가 많아져 달러가치는 올라가고 원화가치는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95억달러 규모의 경상수지적자로 원화가치는 연간 5.84% 절하된 바 있는데 올해 적자규모도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여 연초부터 환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작년말 달러당 7백60원80전이었던 원화환율은 11일 현재 7백62원40전으로 1원60전이 상승,원화가치는 0.21% 절하됐다.
이같은 추세속에 최근 동경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은 환율결정에 새로운 변수를 하나 더 추가했다. 양국정상이 엔화강세·달러약세기조를 용인한 것이다. 엔화가 강세되면 원화의 대 엔화 환율은 올라가 대일수출이 다소나마 나아질 수 있으며,해외시장에서 달러화로 표시되는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지금보다 불리해져 상대적으로 우리의 수출은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 이같은 식으로 수출이 회복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달러에 대한 원화절하추세는 더뎌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다 올부터 증시가 개방돼 주식투자용 외화가 유입되는 것도 환율상승에 부담을 주게 된다. 연초 한때 환율이 떨어졌던 것도 이같은 요인이 작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요인인 수출부진현상이 빠른 시일내에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원화절하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돼 연말엔 달러당 7백90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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