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표 중 20표! 대구, 투표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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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8일 새벽(한국시간) 케냐 몸바사 화이트샌즈 호텔에서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유치 자축연에서 박정기 국제육상연맹(IAAF) 집행이사는 이같이 말했다.

"모스크바를 지지하는 라민 디악 회장의 친위 그룹 중 한 사람이 '대구'라고 쓴 기표용지를 슬쩍 나에게 보여 주더라고요."

대구는 투표에 참가한 25명의 집행이사 중 몇 표를 얻었을까. IAAF 규정상 후보 도시별 정확한 득표 현황은 공개하지 않는다. 회장과 개표에 참가한 한두 명 정도만 알 수 있다. 박 이사는 "대구가 (25명 중) 20표를 얻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러시아)와 브리즈번(호주)은 고작 2~3표였다는 말이다.

집행이사들의 대구에 대한 열렬한 지지는 축하연에서 더욱 분명해 보였다. 자축연에는 많은 집행이사가 축하하러 왔고, 밤 늦도록 환담하며 술잔을 기울였다.

실사단장 자격으로 대구를 찾았던 헬무트 디겔(독일) 부회장과 세사르 모레노 부라보 기술담당 임원, 피에르 바이스 사무국장의 모습도 보였다. 프란시스 아마데오(푸에르토리코) 부회장과 이사야 키플라가트(케냐), 애비 호프먼(캐나다.여), 한스오르크 비르츠(스위스), 루다펑(중국) 집행이사 등 10여 명이 참석해 대구 유치를 축하했다.

이들은 "역사상 가장 빼어난 대회 개최를 부탁합니다. 대구!"라며 김범일 시장에게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고, "대구가 훌륭한 대회를 치르려면 시장이 재선돼야 한다"는 말로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디겔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구가 이번 유치 신청 준비만큼이나 뛰어난 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역사상 가장 빛나는 대회로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말로 화답했다.

몸바사=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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