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사업 16년째 흐지부지 북한산 길 체증 날로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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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 구파발∼경기도 송추 검문소간(10.6㎞)북한산길의 확장계획이 6년째 미뤄지고 있어 극심한 체증이 계속되고 있다.
왕복 2차선인 이 도로는 평균 노폭이 8∼10m인 협소한 급커브길이 대부분인데다 곳곳의 아스팔트가 파헤쳐져 바닥을 드러내는 등 노면상태가 엉망인데도 서울시, 고양·양주군 등 도로관할 3개시·군이 서로 책임을 미루며 확·포장, 보수공사를 외면하고 있어 추락·충돌·접촉사고 등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도로확장계획=서울시는 76년11월 서울 구파발∼송추간 기존도로를 폭 20m의 왕복 4차선으로 확장하고 급커브구간은 직선화 시킨다는 기본 계획을 세웠으나 서울시민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적고,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사업계획 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경기도 또한 이 도로중 구파발∼고양군 신도읍 효자리간(7.9㎞)간은 서울시 도시계획지구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우선 예산을 확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책임을 미루고있어 도로확장 계획이 16년째 낮잠을 자고 있다.
이 도로는 총 연장 10.6㎞중 구파발∼북한산유원지 입구간(3.5㎞)은 서울시관할로, 시계∼고양군 효자리간(4.4㎞)은 고양군, 양주군 교현리∼송추검문소간(2.7㎞)는 양주군 관할로 각각 나뉘어져 있으나 구파발∼효자서 간은 서울시 도시계획지구에 편입돼있다.
◇교통체증=의정부·동두천 등 경기북부지역, 북한산유원지, 예비군교육장을 오가는 차량들이 평일에는 3만여대, 행락철·주말에는 10만여대씩 몰리고있으나 도로 폭이 협소한데다 서울구간 노폭은 8∼10m인데 비해 경기구간 노폭은 7∼8m로 더욱 협소해 연일 정체현상이 일고있다.
게다가 북한산 진입로 직전 1㎞구간은 서울시가 91년1월부터 수방시설 공사를 하면서 도로2차선 중 1차선의 통행을 차단시키는 바람에 주말의 경우 차량이이 구간을 통과 하는데만 30분 이상 걸린다.
특히 서울·고양군 시계지점 저지대에 설치된 다리 중 2개의 다리는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바람에 우기에는 차량통행이 중단되고 있다.
◇교통사고=지난해 12월3일 밤10시쯤 북한산입구 급커브 길을 과속으로 달리다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수방시설 공사장 구덩이에 빠지는 등 이 도로 구간에서만 월 평균 5∼6건의 추락·충돌·접촉사고가 발생하고있다.
북한산길 노선을 운행하는 시외버스 운전기사 이흥구씨(39)는『경사진 급커브구간이 너무 많아 하루에도 몇 차례씩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다』며『현재의 노폭보다 2배 정도는 확장돼야 정상적인 도로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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