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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젊은 회장이 는다/2∼3년새 세대교체 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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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창업 1세들 고령화… 대물림 많아/50대 임원과 손발 맞추기가 과제
최근 몇해사이 국내기업의 대물림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재계에 30대·40대의 젊은 2세 회장·부회장이 늘어나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몇몇 대기업그룹을 중심으로 창업자의 작고에 따라 2세 회장에 경영권이 승계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최근 몇년동안은 창업 1세대가 현역 또는 명예회장으로 활발히 활동하면서도 2세에게 회장·부회장직을 부여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또 대기업 그룹이 아닌 중소규모의 기업들도 「그룹회장」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많다.
알만한 기업만 꼽아봐도 지난 89년 한햇동안 동서증권 김대중 부회장(38)·럭키금성 그룹 구본무 부회장(47)·무림제지 이동욱 회장(44)이 취임했고,90년에는 쌍방울 이의철 부회장(38)이,지난해에는 코오롱그룹 이웅열 부회장(36)·고려그룹 이창재 회장(41)·삼도 김상헌 회장(44) 등이 각각 취임했다.
지난 연말과 올초에도 현대전자 정몽헌 회장(44)·삼천리 이만득(36)·유상덕(33)부회장 등이 새로 등장해 현대그룹의 경우 정주영씨의 아들 6형제중 3명이 회장직함을 쓰고 있다.
이처럼 크고 작은 기업을 막론하고 30,40대의 젊은 회장이 부쩍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한국기업 특유의 기업상속풍토에서 그 근본원인을 찾는 견해가 많다.
여기에다 창업 1세대들의 자연수명에 따른 우리 재계의 「기업연대」가 최근 활발한 대물림을 할때가 됐고,또 갈수록 가속이 붙는 사회의 변화도 「회장인플레」현상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속성승계」를 지적하는 시각도 많다.
국내 6백84개 상장회사임원의 평균나이가 51.6세이고 이중 61세를 넘은 임원만해도 10.5%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때(지난해 6월말현재)젊은 회장들이 50대이상의 전문 경영인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춰가느냐가 관심거리다.
이에 따라 재계의 30∼40대 회장들은 누구나 평소의 언동에 각별히 신경을 쓰게 마련이지만,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전문경영인들과 피할 수 없이 마찰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으로는 창업세대와 달리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 젊은 회장들의 등장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합리적으로 대처하는데 바람직한 면이 많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실제 평사원부터 출발,혹독한 경영수련을 받아 그룹총수에 올라 기업경영에 새 바람을 몰고 온 2세회장들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역시 「나이」보다는 「자질」문제라는 이야기인데,최근 등장하고 있는 젊은 회장들이 앞으로 우리 재계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는 각 개인이나 개별기업의 수신·수성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전체의 수성과 직결된 것이라는 점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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