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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바르셀로나로 10위내 진입 필승의 함성 쩡쩡|대표선수 훈련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가자, 바르셀로나로.』 임신년 새해를 맞은 한국스프츠의 요람 태릉선수촌은 바르셀로나를 향한 국가대표선수들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D-206일」. 태릉선수촌 곳곳에 부착되어 있는 표지가 젊은 선수들의 함성과 함께 어울어져 긴장감마저 감돌게 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오전6시, 숙소를 나선 선수들은 불암산계곡을 오르내리는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마치는 동이 틀 무렵에는 온몸이 땀으로 후줄근하지만 상쾌하게 아침을 맞는다. 육상·체조·양궁 등 15개 종목 4백여명의 임원·선수들이 조국과 개인의 명예를 바르셀로나에서 떨치기 위해 동계훈련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금메달 12개·종합10위 내 진입」.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7월25일∼8월9일) 에 나서는 한국스포츠의 목표다.
날카로운 눈빛과 땀으로 얼룩진 대표선수들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
낮에는 슈퍼서키트라는 고난도 강훈으로 녹초가 되다시피한 몸을 이끌고 육상장 4백m트랙을 20바퀴 뛰어야하는 8㎞의 장거리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담력·체력이야말로 양궁 금메달의 첩경이라고 이기식코치는 믿고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금메달이 굴러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 코치는 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수녕·이은경(이상 고려대)·이장미(대구성화여고)등 여자선수들은 야간 극기훈련 때 공동묘지나 불암산자락에 걸려있는 허수아비 또는 불빛·괴성 등으로 자지러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같은 극기훈련과 슈퍼서키트는 복싱·레슬링·유도 등 투기종목은 말할 것도 없고 사격 등 기록종목 선수들에게도 빠짐없이 실시되고 있다.
복싱 등 투기종목 등은 다음달 특수부대에 입소, 공중낙하. 유격·야간행군 등을 통해 금메달 획득의 의지를 더욱 불사르게 된다.
복싱대표팀의 김승미감독은 『서울올림픽 후 한국복싱이 약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아프다. 뼈를 깎는 훈련으로 복싱한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남자체조는 『유옥렬(경희대)의 독주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이주형(한양대) 한윤수 (한체대) 등 동급생스타들의 경쟁의식이 치열, 급속한 기량향상이 이뤄지고 있어 고무적』 이라는 것이 조성동감독의 설명이다.
올림픽금메달을 향한 노력은 선수·코치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선수촌 주방에는 29명의 조리사가 2교대로 선수들의 입맛을 돋우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불철주야 애쓰고 있으며 관리과 직원들도 쾌적한 주거 및 휴식공간을 유지키 위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수촌 구석구석을 살피고있다.
선수촌의 손병선(52)조리장에 따르면 『선수들의 영양보충을 위해 올림픽직후 예산부족으로 끊겼던 주1회의 뷔페식단과 특식제도가 지난11월부터 부활, 선수들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고 귀띔한다.
체육청소년부·대한체육회의 지원 태세도 한치의 빈틈이 없다.
체조·역도· 양궁· 레슬링·배드민턴·유도·복싱·탁구·핸드볼 등 금메달가능 전략종목에 대해서는 해외 전지훈련 등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선수촌 본부장제를 도입, 대표선수들의 훈련자원에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체육회는 또 대표선수들의 훈련여건개선을 위해 하루 훈련비(1만원)·숙박비(5천5백원), 그리고 수당(3천원)을 각각 1천∼2천원씩 인상했으며 코치수당도 월83만원에서 90만원으로 8·4%를 올리고 직장이 없는 대표코치에게는 별도로 월20만원씩을 보조해 주고있다.
이제 남은 것은 강훈을 통한 경기력 향상뿐이다.
체육계에서는 복싱 등 전통 강세종목의 전력약화를 우려하고 있으나 체조·역도·배드민턴·사격 등 새 유망종목에서 최근 괄목할 기량향상이 이루어진 데다 스포츠강국인 소련 등 동구권국가가 개방의 소용돌이로 급전직하,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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