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분실물 찾아준 친절 극장안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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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얼마 전 친구와 영화를 보기 위해 서울 강변역 옆에 있는 극장 CGV를 찾았다. 표를 예매해 놓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상영 시간에 맞춰 극장으로 돌아왔는데 들고 다니던 서류 파일이 없어졌다. 당황해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파일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안내 데스크에 가 도움을 청했다.

안내원은 우선 습득물 신고가 있었는지 무전으로 각 층에 알아봐준 뒤 안내방송까지 해주었지만 파일은 찾을 수 없었다. 상영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나는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초조해하는 나를 보고 그 안내원은 내가 다녔던 곳을 묻더니 직접 찾아볼 테니 걱정하지 말고 일단 영화를 보고 나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일단 영화를 봤다. 그후 조바심을 내며 안내 데스크로 갔더니 내 파일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때는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나 있었는데 파일을 돌려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성함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했지만 안내원은 "괜찮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서비스업계 종사자 가운데는 상투적으로 고객을 대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안내원은 그렇지 않았다. 그 분의 투철한 서비스 정신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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